19 산악일출(3) 덕유산1
2019년 1월 18일(금) 출사 갔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기상예보 등 여러 정황을 따져 볼 때
덕유산에 상고대가 약하게라도 필 것 같은 예감이다.

먼 길 운전, 힘든 산행, 강추위와의 싸움, 가능성 낮은 상고대 핀 풍경.
떠나기 쉽지 않은 출사다.
망설였지만 그 작은 가능성만 믿고 출사 갔다.

산악출사에서 멋진 풍경이 우리를 기다려 주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마음을 비우고 여러 악조건 무릅쓰고 올라가지 않으면 만날 수도 없다.

어제도 그랬다.
여명의 시간에 선 향적봉 정상에는 눈도 상고대도 없었다.
작은 기대마저 처절하게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매가리 빠진 채 대피소 취사장에 들어 빵 쪼가리 하나와 따끈한 커피 한 잔으로 빈속과 쓰린 마음을 달랜다.
일행 두 사람도 말을 잃었다.
잠쉬 쉬다
볼 일 보러 대피소 문을 나서니 어느새 구천동계곡 방향에서 피어난 안개가 거대한 쓰나미 되어 덮쳐온다.
불과 10여 분 사이에 벌어진 천양지차 풍경이다.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 눈도 상고대도 없는데 운무라도 피어주니 얼마나 고마운가!
서둘러 포인트로 떠난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포인트에 서니 주변에 상고대가 피지 않았는가!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흔적도 없던 상고대가 우리가 선 포인트 주변에는 피어난 것이다.
비명 같은 탄성이 절로 나며 일순간 빠져나갔던 매가리가 넘칠 듯 살아난다.

거기다 안성면 방향은 이미 파도가 넘실대는 '구름의 바다'가 되었다. 
그야말로 雲海!
양껏 들뜬 마음으로 촬영 채비를 서두른다.
정신없이 노루새끼처럼 뛰다니며 셔트를 얼마나 눌렀던가. 

일출 기운이 스러져 갈 때 쯤 중봉으로 달렸다.
거친 숨 몰아쉬며 덕유주능선을 타고 넘는 운해를 장노출로 담았다.

거대한 운해가 서서히 스러져 갈 무렵 삼각대를 접는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사위를 둘러보니 만면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그래, 맞다.
"산의 날씨는 산에 올라봐야 안다."
무수히 많은 쪽박 끝에 아주 가끔 이런 행운이 찾아온다.

산악일출 출사는 중독성 강한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여명>
<일출>
<덕유능선을 넘는 운해> 능선 가운데 우뚝한 산이 무룡산/ 오른쪽 뒤편이 남덕유산과 장수덕유산(서봉)이다 
<멀리 맨 뒤 지리주능선 /왼쪽 중봉-천왕봉부터 오른쪽 반야봉>
<파노라마> 클릭!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19/01/19 11:20 | 사진 갤러리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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