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지리산(2) 천왕봉

1. 산행일자 : 2009년 1월 13일(화) 산행날씨 : 맑으나 기온이 낮고 바람이 심함

2. 산행코스 : 중산리→칼바위→법계사→천왕봉→장터목→유암폭포→중산리 주차장

3. 산행인원 : 나홀로

4. 준비물

  (1) 기본장비 : 35L배낭, 등산복, 등산화, 모자, 스틱, 장갑, 수건, 약품백, 다용도칼, 헤드랜턴, 고도겸용시계, 윈드자켓, 디지털 카메라, 지도, 1.0L 물통과 0.5L물통, 아이젠, 스패츠, 코펠, 가스, 버너

  (2) 식량 및 간식 : 라면+떡국+만두, 초코렛, 커피

5. 산행시각 안내

 06:00 진해 출발-서마산IC-남해고속도로-통영․대전간 고속도로-단성IC

 07:40 중산리 주차장 도착 

 08:00 산행 시작

 08:25 칼바위

 09:05 망바위

 09:40 법계사-물 보충

 10:50 개선문

 11:50 천왕봉

 13:10 장터목 대피소-라면 끓여 점심 식사

 13:45 장터목 떠남

 14:25 유암폭포

 15:20 칼바위

 15:40 중산리 주차장 도착 - 산행 마침  <산행시간 7시간 40분> 점심식사 및 사진촬영 시간 포함

 15:45 중산리 출발

 17:25 진해 도착

6. 산행기

「동화 속 나라」


 지리산 눈 소식에 가슴 설렙니다. 전라도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해서 운봉 쪽에 확인 하니 눈이 계속 오고 있다고 합니다. 폭설이 내리면 동화 속의 나라가 되는 바래봉으로 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재작년 겨울의 태백 눈길 사고 이후 눈길만 보면 겁부터 납니다. 그래서 장터목 대피소에 전화를 합니다. 5cm 정도 쌓였답니다. 이 정도면 내일 하루는 상봉 주변의 눈길도 괜찮겠다 싶어 천왕봉 산행으로 결정합니다.

 중산리 가는 길에 상봉을 바라보니 구름 모자를 쓰고 있어 눈 상태가 확실하게 확인이 안 됩니다. 그렇지만 주변 눈 상태를 보니 상봉 쪽은 괜찮을 것 같습니다. 산행 채비를 하는데 날이 무척 찹니다. 그래서 완전 무장을 하고 출발합니다. 날씨는 쾌청합니다.


<제석봉에서 본 반야봉>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중산리 가는 길에 본 구름모자 쓴 상봉>

 칼바위 지나 오름길에 한 가지 화두를 안고 골똘히 생각하며 오릅니다. 홀로 산행의 좋은 점이 바로 이점 입니다. 평소 고심하던 문제를 산길을 오르며 생각하면 그 실마리가 의외로 잘 풀린다는 점입니다.  오늘의 화두는 정칩니다. 산으로 오르면서 산 아래의 일, 그것도 골치 아픈 정치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있겠냐만 그래도 사람 사는 일이 정치에서 출발하니 회피할 수는 없습니다. ‘방송장악음모’, ‘미네르바 구속’ 등 많은 생각을 했지만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저러다 지 손으로 지 눈 찌르겠군…….’하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법계사에 들러 꽁꽁 언 얼음을 깨고 물을 보충합니다. 개선문이 가까워지니 눈이 제법 많아지더니 상봉 직전의 전망대에서 올려다보니 온통 하얀 나라입니다. 바람이 세게 몰아치니 순간 눈보라가 입니다. 설화 만발한 숲에서 하얀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 합니다. 설레는 가슴으로 상봉 오름길을 갑니다. 오를수록 눈 세상입니다. 다시 한번 눈보라 일더니 나를 덮칩니다. 삽시간에 눈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더 기분이 좋습니다.


<망바위 가는 길>
<망바위>
<망바위 전망대에서 본 상봉(오른쪽)과 제석봉(왼쪽)>
<법계사 가는 길에 본 상봉> 눈보라가 날리고 있다
<법계사>
<개선문>
<상봉의 위용>
<상봉 가는 길에 본 눈보라>
<상봉 가다 돌아 본 풍경> 멀리 중산리
<상봉 오름 계단길>
<상봉 가다 돌아 본 풍경>
<설화>
<상봉 오름길에 돌아 본 풍경>

 힘들게 상봉에 섭니다. 바람이 엄청 거셉니다. 사진 찍는데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정돕니다. 마스크가 꽁꽁 얼어 뻐덩뻐덩 하고 귀때기가 얼얼하다 못해 아립니다. 꼭 필요한 사진 몇 장만 찍고는 바람을 피합니다. 한결 낫습니다. 겨울 산행은 바람과의 전쟁이란 말을 절감합니다. 같은 장소에서 바람만 피해도 이리 아늑한데 어찌 그런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렇지만 역시 센바람은 더욱 더 아름다운 설화를 낳습니다. 하얀 설화 핀 나무가 파란 하늘에 그리 잘 어울릴 수가 없습니다. 신음인지 탄성인지 모를 짧은 괴성이 절로 나옵니다. 

 상봉 지나 통천문으로 내려서는 길이나 제석봉 가는 길은 동화 속의 나라 이상으로 황홀경입니다. 어디다 눈길을 둬야 될지 모를 정돕니다. 사방팔방 아무데나 카메라만 갔다 대면 사진이 될 정돕니다. 시간이 많이 늦어지지만 대수가 아닙니다. 살을 에는 칼바람도 대수가 아닙니다. 허기질 정도의 배고픔도 대수가 아닙니다. 오로지 한 가지, 이 아름다운 장면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사진 찍기에 정신없을 따름입니다.


 
<천왕 동봉에서 본 중봉> 너머로 하봉

<천왕 동봉에서 본 천왕봉>
<가운데 칠선계곡과 멀리 왼쪽 맨 뒤로 흰눈을 이고 있는 서북부능선>
<천왕봉에서 본 천왕동봉 쪽> 뒤쪽 중간에 동부능선과 달뜨기능선
<상봉> 가로 사진은 모두 클릭!
<상봉에서 본 지리주능선> 멀리 가운데가 반야봉
<당겨 본 반야봉>
<통천문 가다 본 주능선과 반야의 모습들>
<통천문 가다 돌아 본 풍경>
<또 반야봉>
<통천문 가는 길에>
<제석봉 가는 길에>
<멀리 남해>
<제석봉 가는 길>
<뭔지 몰라도 귀여워서>
<돌아 본 상봉>
<제석봉 전망대에서 본 상봉>
<제석봉 고사목 지대에서 본 반야> 클릭해서 보세요.
<돌아 본 제석봉>
<장터목 대피소로 가며 본 풍경>
<장터목 대피소>
  장터목 대피소 취사장에서 떡라면을 끓여 허기진 배를 채우고 속을 데우니 온 몸에 생기가 다시 도는 듯 합니다. 하산길에 따사한 햇볕의 열기를 감당치 못한 눈덩이가 후두둑 등 뒤로 떨어지는 소릴 들으며 날듯이 발길 옮깁니다. 마지막 다리를 건너며 돌아서서 올려다보니 상봉의 흰 눈이 아침보다 많이 녹은 상태입니다. 장터목을 출발한 지 두 시간 채 걸리지 않아 중산리 매표소를 통과하며 설화에 신바람 난 산행을 마감합니다. <끝>

<하산길> 장터목에서 유암폭포 가는 길 

<유암폭포>
<홈바위교 지나며 올려다 본 상봉>
<산행 지도>


"감사합니다"
by 백산 | 2009/01/13 20:13 | 산행기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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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풀잎아 at 2009/01/14 02:01
천왕봉을 빼면 순전 반야봉을 보러 가신 듯 합니다.
어느 분께서 무제치기폭포에 이름 붙이기를 하얀 정장의 모습이라시더니
유암폭포 또한 그렇네요. ^^
저는 하얀 수염이라고 생각합니다.
늦은 밤에 생각이 많았는데 갑자기 맑아졌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빨리 다녀 오셨는지..

저는 이번 일요일에 삼각산 약속이 있어 멀리 나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설날이 바짝 다가와서 1월에는 원정 가기가 어려울 듯 합니다.
저 대신 잘 다녀오신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 특히 반야봉이 반가웠습니다.^^
Commented by 풀잎아 at 2009/01/14 02:05
<귀여워서>의 제목을 '개미'라고 지었습니다.
아이 키울 때 동물도감인가에서 본 듯한.. ^^
정말 귀엽습니다. 인위적이었다면 그냥 이쁘다라고 했을 것인데..
자연의 힘입니다.
Commented by 백산 at 2009/01/14 09:23
풀잎아님,
겨울날 상봉 주변에 눈이 많이 내린 뒤에는 한번은 꼭 달려갑니다.
상봉에서 통천문-제석봉-장터목으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설경 때문이죠.
무엇보다 상봉에서 바라보는 하얀 지리주능선과 그 끝점의 반야봉 조망은 생각만 해도 가슴 설레게 합니다.
그래서 해마다 송년산행이나 신년산행으로 천왕봉을 갈 경우가 많습니다.

사진 소재 찾으며 길을 다니다 보면 가끔 저런 작은 풍경에도 눈이 끌립니다.
이름 붙이고 보니 개미 같기도? 하군요. ^___^**

풀잎아님, 지리능선의 눈이 녹기 전에 심설산행 한번 하셔야 하는데...2월에 시간 내 보세요.
Commented by 제석봉달빛 at 2009/01/17 13:17
백산님..
슈퍼왕초보다운 질문 하나 드립니다.

국토지리원 발행 25,000 지형도의
도엽명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네이버 지식iN에서는 필요한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지리산 지형도를 구입할 때는 지리99에서 정보를 얻었는데,
민주지산, 주흘산 지형도를 구하려니 도엽명을 알 수가 없습니다.
앞으로 지형도가 필요할 때, 그 산이 포함된 지형도의 도엽명을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혹 어떤 사이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중산리-천왕봉-장터목-중산리 코스,
가을날씨 기준으로 계산해 보니 저에게는 10시간 30분쯤 필요하겠습디다.
겨울철 당일산행으로는 그림의 떡이고, 해서 1박 2일로라도 한번 다녀오려니
아무리 계산을 해 보아도 중산리에서 장터목까지 첫날이 문제입니다.
어스름 벗어난 시각(8시am) 시작해서 어스름 내리기 전(3시pm) 산행을 마치려니
그 시간 안에 중산리에서 장터목까지 도착할 수 있을지가 자신이 없습니다.
'눈'과 '추위'라는 변수 때문에..

겨울산, 그것도 지리산을
마실 다녀오듯 가볍게 휘~ㄱ 다녀오시는 백산님이 다시 또 엄청 부럽습니다.
Commented by 백산 at 2009/01/17 20:28
제석봉달빛님,
<국토지리정보원> 사이트 접속하여 <자료공간-공개자료실-전국지형도인덱스> 찾아 가시면 필요한 도엽명을 알 수 있습니다.

지리산을 아시려면 무엇보다 천왕봉에 올라 보셔야 하는데 초보의 경우(단, 평소에 근교산이라도 등산을 하는 경우)
중산리-천왕봉은 5.4km 5시간 정도 소요,
천왕봉-장터목 1.7km 1시간~1시간 20분 소요,
장터목-중산리 5.3km 2시간 30분~3시간 소요
휴식 및 식사시간 포함하여 총 9시간에서 10시간 정도 예상됨
봄철에 중산리에서 7시 정도 출발하시면 당일 산행이 가능합니다.
사전에 근교산행 자주 하시고 난 뒤 도전하시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해보세요.

요즘은 중산리에서 자연학습원까지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으니 잘 이용하시면 1시간 정도 절약됩니다.
(중산리-(셔틀버스)-자연학습원-법계사-천왕봉-정터목-유암폭포-칼바위-중산리)
Commented by 제석봉달빛 at 2009/01/18 01:07
고맙습니다..
저는 여태, 서비스 점검 중이라는 문구가 뜨는
[지리정보공간-인덱스보기]만 들락거렸습니다.
'인덱스'라는 낱말에 생각이 묶여 스스로 시야를 좁히는 바람에
공개자료실까지 와서도 [전체] 부분만 보고 스쳐 지났습니다.

삶에서도 이렇게,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스스로 한정시킨 생각의 틀 속에서 한 면만을 보며 살아온 건 아닌지..
돌아.. 봅니다..

봄이 와서 해가 길어지고, 제게도 당일 산행이 가능한 코스가 생기면,
한 달에 한 번씩은 꼭 지리로 향하자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at 2009/01/19 14:05
1/25 대기 근무후 설 쉬러 갈려고 24일날 천왕봉 산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눈이 다 녹을까 걱정입니다~ㅎㅎ

부탁좀 드리겠읍니다.다름이 아니라,
2월초 회사 산악회에서 덕유산(안성매표소~향적봉~백련사~삼공매표소) 산행을 하는데
제 개인적으로 향적봉~백련사 코스는 몇번 가봐서 이번 기회에 저 혼자 이탈하여 향적봉~설천봉~칠봉으로
하산 할려고 하는데 칠봉쪽 들머리를 정확히 몰라서 자문좀 구하고 싶읍니다.
설천봉에서 스키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다 어디쯤에서 빠지는지?..그리고 등산로 상태는?...

답글을 부탁드리며 지리 천왕봉의 설경 잘 구경하고 갑니다...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Commented by 백산 at 2009/01/19 18:54
영님,
천왕봉 주변 설경을 보시려면 다시 눈이 내려야 할 겁니다.
아니면 매섭게 춥고 바람 심한 날에 가시면 상고대나 설화가 피니 좀 나을거구요.

칠봉 하산길은 향적봉에서 설천봉으로 내려와 만나는 첫 번째 슬로프를 따라 내려가면 되는데 스키철인 요즘도 슬로프 따라 하산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슬로프를 따라 계속 하산하다 슬로프가 왼쪽 9시 방향으로 크게 틀어지는 부분에서 1시 방향의 지능선 분기점으로 철망이 없는 곳이 있습니다. 안내목도 있구요.
그곳에서 능선을 따라 가면 헬기장이 있는 칠봉-칠봉약수를 거쳐 인월담 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칠봉 가는 산길은 뚜렷합니다만 겨울철 덕유산에서 유일한 산행금지 구역입니다.
최근의 더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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