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조롱산-무릉산 산행기
1. 산행한 날 : 2018년 9월 8일(토)
2. 산행 코스 : 감의사-조롱산-344봉-생태터널-독가-무릉산(왕복산행)
3. 산행 시간 : 08:20~14:30(6시간 10분)
오늘도 구름 많은 날씨라 일출 출사 가지 못했다.
잔뜩 흐린 날씨지만 하루 종일 집에 있기가 무료할 것 같다.

가까우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무릉산 산행이나 하려고 채비했다.
웬일인지 아내가 따라가겠다고 한다.

아내는 10여 년 전후에 내가 지리산행에 빠져 있을 때 자주 동행을 했다.
제법 험하다는 국골-날끝산막골-두류능선 산행, 칠선계곡-대륙폭포골-초암능선 산행 등도 거뜬히 해 낼 정도로 산행을 잘했다.
그러다 5~6년 전부터는 험한 코스나 오랜 시간 산행하면 무릎이 아파 산행을 같이 하지 못했다.

얼마 만에 같이 나선 산행길인지 모른다.

<지리산 칠선계곡 대륙폭포골을 오르는 아내(2009. 10.10)>
무릉산 코스는 가보지 않았지만 많이 멀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을 거라 예상되어 같이 나섰다.
왕복 4시간 정도로 예상하고 물과 간식만 챙긴 가벼운 산행채비를 했다.

그러나 이는 오산이었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랄까?

하여튼 생각 밖으로 길 잇기가 어려웠고 산행도 힘들었다.
자연히 산행시간도 늘어나 아내가 많이 힘들어했다.
그런 아내를 보는 내 마음도 힘들었고.

마지막 조롱산 가파른 하산길을 아내가 절뚝이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고 미안했다.
다음부턴 아내와 동행할 땐 산길이 뚜렷하고 험하지 않은 코스로 반나절 정도의 산행만 해야겠다.
'동순씨, 미안함돠.’

<산행들머리>
청송심씨 온양공파 선조의 위패를 모신 "감의사"
내가 사는 휴먼빌 아파트 동문 왼편에 산행들머리가 있다.
조롱산 오름길은 매우 가팔라서 나는 꾸역꾸역 오르는데 아내는 살랑살랑 가볍게 오른다.
저만치 앞서 가던 아내가 조롱산 정상이 가까워지자 꼬랑지도 안 보인다.
<조롱산 정상> 302m
<조롱산 전망바위에서 본 천주산-작대산> 클릭!
<344봉 정상> 감계무동쉼터
쉼터에서 배낭내리고 물 한 모금 마신다.
344봉을 내려서면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소목고개 지나 작대산이나 천주산 가는 길, 직진길이 무릉산 가는 길이다.
안내목에서 무동ktx 쪽으로 직진한다.
도로를 만난다. 건너편에 산길이 있다.
안내목에 '무릉산' 안내가 없다.
의아했으나 나중에 알게 된다.
무릉산 가는 길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기에 안내할 수가 없다는 걸.
산길에 뜬금없는 포장구간을 만나 의아했다.
야생동물로부터 농작물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그물망 옆으로 난 길을 간다.
창원 북면 무동지구 아파트 단지-오른쪽 뾰족한 산이 344봉, 그 왼편 지붕 같은 산이 조롱산이다.
생태터널 직전에 만나는 갈림길, 뚜렷한 오른쪽이 아닌 조금 희미하지만 표지기 달린 왼쪽길로 가야한다.
생태터널 도착 전에 전원주택지가 보인다.
생태터널 만남.
이곳에서 왼쪽 전원주택 입구에 개사육장이 있다.
생태터널에 접근하면 개들이 사납게 짖어대기에 금방 알 수 있다.  
녹색 철망으로 된 개사육장 끝부분 오른쪽으로 무릉산 가는 길이 있다.
무릉산 가는 임도길
얼마 가지 않아 넓은 개인사유지를 만난다.
풀밭을 가로 질러 건너편에 보이는 주택쪽으로 간다.
주택을 지나 임도길로 가다 돌아 본 풍경
얼마 못 가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올려다 보면 너덜지역이 보인다.
그곳에서 오른쪽 절개지를 올라 너덜지역 오른쪽으로 올라간다.

희미한 짐승의 길은 보여도 등산로는 없다.
그냥 직진방향으로 오르면 된다.
길 없는 능선이지만 많이 거칠지는 않으며 잡목도 적은 편이라 나는 오를만 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산길을 걷는 아내는 힘들어 했다.

아까 임도 끝에서 산길이 없음을 확인하고는 아내가 힘들까봐 그냥 돌아가자고 했다.
아내는 여기까지 어렵게 왔는데 힘들어도 정상은 올라야 한다고 했다.  
<무릉산 0.4km> 반가운 안내목을 만났다.
임도 끝 지점에서 길 없는 능선을 오르는데 이 안내목까지 대략 40분 정도 걸렸다.
우리는 주위를 살펴가며 길을 에돌아 가기도 했는데 곧장 직진방향으로 치고 오르면 30분 정도면 가능할 것 같다.
10분을 더 걸어 무릉산 정상에 도착했다.
사방이 나무에 막혀 조망은 꽝이다.
무릉산 정상에서 양촌마을 방향으로 하산하면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수 있지만 우리는 온 길을 되짚어 가기로 한다
<무릉산  0.4km 안내목>에서 덕암마을 방향의 산길을 따르다 50m정도 지나면 왼쪽으로 길 없는 능선을 다시 치고 내려가야 한다.
능선을 내려가니 오를 때보다는 훨씬 편하다.

그런데 조금 내려가니 노란 표지기와 나무에 페인트로 표시한 화살표 안내가 보인다.
화살표 방향이 정상 방향인 것으로 봐서 오르며 표시한 것 같다.

한동안 잘 보이더니 어느순간 사라진다.
이 분들도 능선을 오르며 길이 없음을 알고 표지기를 달고 페인트 표시를 남긴 것이리라 짐작된다.

우리가 능선을 오를 때는 이곳보다 오른쪽으로 치우쳐 올라 이 표시를 보지 못했다.
무릉산 능선 하산 중에 아내가 딸아이 전화를 받는다.
아내가 무심코 길 없는 능선을 하산하며 헤매는 중이라 하니 딸아이가 놀랐는지 "119에 신고해야 하느냐" 고 묻는 모양이다.

전화기 너머로 외손자 채준이 목소리가 들린다.
제 어미 옆에서 통화를 듣던 채준이가 놀라 울먹이며 걱정을 한단다.

내가 조금 놀랐다.
제 어미의 "119 신고"라는 말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위험에 쳐했음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린 모양이다.
5살 어린 꼬맹이가 그런 상황을 인식하다니!!

덩달아 놀란 아내가 길은 없지만 아무 문제없다고 안심시킨다.

나중에 마지막 구간 조롱산을 오를 때 다시 딸아이 전화가 왔다.
점심 먹다가 채준이가 할머니 걱정을 하며 어떻게 되었는지 전화해보라고 했단다.

기특한 채준이!
흐뭇했다.
내일 집에 온다니 꼬~옥 안아줘야겠다.
능선 막바지 하산길에 빨갛게 잘 익은 초피나무 열매가 유혹한다.
아내가 향신료로 쓰겠다며 따 가잔다.
초피나무 열매
우리가 흔히 산초나무, 제피나무라고 부르는 나무가 바로 초피나무이다.
산초나무는 초피나무와 비슷하나 열매에 향이 적어 향신료로 주로 쓰는 건 초피나무이다.
집에 와서 말려두었다.

아내가 초피나무 열매가 잘 마르면 내가 좋아하는 장어국 끓여 준다고 했다.
초피가루는 비린내가 많이 나는 추어탕이나 장어국에 넣으면 좋다.
<산행지도> 파란선의 감의사-조롱산-무릉산 왕복산행 / 원본은 '등네기'님 블로그에서 쌔벼옴 클릭!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18/09/08 23:21 | 산행기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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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정찬붕 at 2018/09/10 10:04
백산님.
요런산이 더힘들다는것잘아시면서 죽는소리다하시는것같습니다.ㅎㅎ
낮지만 오름내림이 많으니 ~ㅎㅎㅎ
두분산행하시는모습 오랜만에 보는것같애 기분좋습니다.
두분오래오래 존산행 많이하셨음좋겠습니다.

토요일엔 지리산야생화가 보고싶어 상봉다녀왔답니다.
아직도 괜찮더군요.

행복한 한주보내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Commented by 백산 at 2018/09/10 19:15
잘 알려지지 않은 산이라 산행정보가 적었지만 가깝고 높지 않은 산이라 준비없이 간 게 잘못이죠.
제 혼자 갔으면 별 문제가 안 되는데 오랫만에 산행하는 아내를 골병들 게 하여 아쉬웠습니다.

가끔 아내와 힘들지 않은 산으로 산행해야겠습니다.

이제 지리상봉도 단풍이 들기 시작했죠?
추석연휴에 출사 가볼까 하는데 어찌될 지....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동살(원주) at 2018/09/12 07:51
사모님이 고생은 하셨지만 그래도 두분이 오랜만에 오붓한 산행을 하셨으니 너그러히 용서 하셨으리라 믿어요...
어떤 산이나 쉽고 만만한 산은 없는것 같아요..저도 동네 뒷산을 가도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선생님의 성품이 좋으시니 손자도 이어받아 기특한 생각을 하는듯 싶어요...
Commented by 백산 at 2018/09/12 09:39
어느 산이나 다 힘들다는 걸 다시 한번 즐감했습니다. -_-::
부부산행 자주 할 생각입니다.

외손자 녀석 일요일에 왔는데 "채준이 쵝오!"라고 칭찬해 주었죠. ^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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