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나의 독후기18 역사의 역사

『역사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에 남은 “역사서와 역사가, 그 역사가들이 살았던 시대와 그들이 서술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추적한 “역사 르포르타주”(‘History of Writing History’)다.
동서양의 역사가 16인과 그들이 쓴 역사서 18권을 탐사한다(그중에서 10권은 좀 더 깊고 자세히 다룬다).
역사서들은 고대부터 현재까지 시대 순으로 9장으로 나뉘어 구성되며, 각 장은 때로는 한 명의 역사가와 한 권의 책을, 때로는 복수의 역사가와 여러 권을 함께 읽는다.
/ ‘예스24’ 책 소개 발췌하여 인용함

<들며>

이 책은 역사에 대한 개론서라 할만하다.
 
소개된 거창하고 방대한 역사서를 다 읽을 필요도 읽지도 못하겠지만 불세출의 역사가와 그의 저서를 대략적으로 살펴보는 것만으로 만족할 만하다.
집어 들기 쉽지 않은 어려운 역사서를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택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책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소개한다.

<프롤로그>
이 책을 읽어야 할 전제가 되기에 제대로 읽어야 한다.
그래야 본문을 읽는데 도움이 되어 이해하기가 쉬워진다.

1. 국어사전에서는 역사를 ‘인간사회의 변천과 흥망성쇠의 과정 또는 그 기록’이라고 한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역사의 뜻은 두 가지다.

첫째는 인간의 삶과 사회의 변화 과정 그 자체이고, 둘째는 인간의 삶과 사회의 변화 과정을 문자로 쓴 기록이다.
그런데 이 뜻풀이는 수정할 필요가 있다.
역사는 단순히 ‘기록’이 아니라 사실을 엮어 만든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실 없이 역사를 쓸 수도 없지만 그저 사실을 기록하기만 한다고 해서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의 기록’은 역사 서술의 필요조건일 뿐이다. 역사는 ‘인간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 또는 그에 관해 문자로 쓴 이야기’다. P13-14

(이 책의 제목) 『역사의 역사』는 무엇인가?
‘인간과 사회의 과거에 대해 문자텍스트로 서술하는 내용과 방법이 변화해 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더 정확하게는 ‘역사 서술의 역사’라고 해야 하겠지만 편의상 간단하게 ‘역사의 역사’라고 하자. P15

역사서와 역사가를 소개한 9개 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부분을 옮겨본다.

제1장 서구 역사의 창시자, 헤라도토스와 투키디데스

1. “역사가는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건을 선택해서 의미 있다고 여기는 사실을 중으로 역사를 서술한다.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서술 대상의 차이가 아니라 서술하면서 취한 두 역사가의 태도다.

‘세계대전’(『역사』)을 쓴 그리스 사람 헤로도토스는 그리스와 페르시아를 공정하게 대했고, ‘내전’의 역사(『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아테네 시민 투키디데스는 델로스동맹과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공정하게 다루었다.
그들이 어는 한 쪽을 감정적으로 편들었다면 사실을 편향되게 기록하고 해석했을 것이고,『역사』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는 인류의 문화 자신이 되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p39

2. 역사 서술 작업의 최대 난제는 사실을 수집해 진위를 검증하고 가치를 평가하는 작업이다. p40

제2장 사마천이 그린 인간과 권력과 시대의 풍경화

1. 헤로도토스와 투키디데스는 하나의 전쟁을 다루었지만, 사마천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쟁, 크고 작은 국가의 흥망, 다양한 사회제도의 특성과 변화, 자기만의 색깔로 살다 죽은 개인의 생애, 전설과 신화의 시대에서 한(漢) 왕조에 이르는 수천 년 중국사회의 역사 전체를 입체로 구성했다.
『史記』는 인간과 권력의 관계를 밑그림 삼아 시대와 문명을 그려낸 거대한 풍경화였다. p59

2. 『사기』를 나무로 치면 『표』는 뿌리, 『본기』는 줄기, 『세가』는 가지, 『서』는 마디와 옹이, 『열전』은 잎과 꽃이다.
주요한 역사의 사실을 확인하려면 『본기』 읽어야 한다.
그러나 재미와 깨달음을 원하는 사람은 『열전』에 끌린다. p 65 

3. 『사기』는 시대와 문명의 과거를 언어로 재구성한 ‘전체사(全體史)’였다.
인류 역사에 혼자 힘으로 그런 작업을 해낸 역사가는 오로지 그 한 사람 뿐이다. p76

제3장 이븐 할둔, 최초의 인류사를 쓰다

1. 600년 전 북아프리카에 살았던 이븐 할둔(1332~1406)은 문명을 환경의 산물로 간주하고 세계를 일곱 기후대로 나누어 환경과 문명의 관계를 살피면서 인류사를 썼다. P83

2. 할둔은 『역사서설』 1부에서 세계를 일곱 기후대로, 각 기후대를 열 개 지역으로 세분해 지리적 특성과 거주민의 상황을 서술했다.
2부에서는 사람을 주거환경과 생존 방식에 따라 ‘도시민’과 ‘배두인’으로 나누고 둘 사이의 관계를 살폈다.
2부의 핵심은 ‘아싸비야’이론이다. 아싸비야는 어떤 집단 내부에 형성되는 유대감, 연대의식, 집단의식을 말하는데 할둔은 그것이 혈연관계에서 나온다고 보았다. p90

3. 『역사서설』 의 핵심은 왕권의 흥망을 다룬 3부다.
할둔에 따르면 확고하게 정립한 왕조는 아싸비야 없이도 상당기간 존속할 수 있지만 영광을 독점하고 사치와 안정을 추구하는 속성 때문에 불가피하게 수명을 다한다.
이는 창조적 소수자가 지배적 소수자로 전락해 문명이 쇠퇴한다고 본 토인비의 역사 이론과 닮았다. p92

제4장 있었던 그대로의 역사 ‘랑케’

1. 랑케를 ‘전문’ 역사학자라고 하는 이유는 또 있다.
그는 철두철미하게 역사와 역사학에 깊은 관심을 가진 지식인과 지배층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썼다.
오늘날 기준으로 말하자면 대중적 교양서가 아니라 학술지에 실리는 역사학 논문과 학술서를 쓴 것이다. p124

2. 과거를 있었던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랑케의 야심,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쓴 역사를 과학적 역사라고 한 추종자들의 호언은 인간 정신과 문자 텍스트의 한계에 대한 인식 부족이 빚어낸 착각이었을 뿐이다. p139

3. 랑케는 거의 전적으로 문헌 사료에 의지해 역사를 서술했다.
따라서 랑케의 역사는 인간이 없는, 열정과 미학을 느낄 수 없는, 지나간 시대에서 사실의 시신을 건져 올린 글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그가 쓴 책들은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귀중한 문헌을 보관하는 도서관 깊은 곳에 잠겨 있는 것이다. p 240~241  
 
제5장 역사를 비껴간 마르크스의 역사 법칙

1. 철학자의 임무는 세계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변혁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그는 사회변화를 일으키는 동력이 무엇이며 어떤 조건을 충족할 때 사회가 질적으로 변화하는지 탐색한 끝에 인간사회의 발전 과정 전체를 지배하는 역사법칙을 찾아내겠다고 주장했다.
프롤레타리아가 폭력으로 국가 권력을 장악해 계급제도를 타파하고 국가를 소멸시킴으로써 종국적으로는 역사 그 자체의 종말을 실현하는 공산주의 혁명이 반드시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p147

2. 마르크스는 역사가도 역사학자도 아니다.
사람들은 그를 철학자, 경제학자, 정치학자 또는 혁명가라고 한다.
그렇지만 마르크스는 사회 변화의 원리에 대해 일찍이 누구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사상과 큰 이론을 펼쳤기 때문에 역사학을 포함한 인문학과 사회과학 전반에 강력한 충격을 주었다. p147-148

제6장 민족주의 역사학의 고단한 여정, 박은식‧신채호‧백남운

1. (박은식, 신채호, 백남운 등)조선의 역사가들은 그들이 역사를 연구하고 서술하게 한 동력은 조선 사람의 각성과 단결을 촉진하고 투쟁을 북돋우려는 의지와 목적의식이었다. p 176-177

2. 후발 제국주의였던 일본의 식민지가 된 조선의 역사가들은 크게 세 갈래로 민족적 열정을 표현했다.
첫째, 민족해방 투쟁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일제의 불법적 폭력적인 조선 강점과정과 조선 사람들이 벌인 해방 투쟁을 세세히 기록했다.
둘째, 조선 사람들이 민족적 자부심과 자주성을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재구성하고 재해석했다.
셋째, 우리 민족이 다른 민족에 비해 어딘가 못난 점이 있거나 우리 사회와 역사가 스스로 발전할 수 없는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p177-178

3. 조선특수사회론의 취지는 간단하다.
조선은 자기 힘으로는 봉건제를 극복하고 자본주의로 이행할 수 없는 사회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새로운 문명을 이식해 주어야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이 옳다면 우리 민족은 스스로 문명을 발전시킬 수 없는 열등민족이 되고 일제의 조선 병탄과 식민 지배는 역사의 축복이 된다. p208

제7장 에드워드 H∙카의 역사가 된 역사 이론서

1. 『역사란 무엇인가』는 ‘카’가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했던 연속 특강을 정리해서 만든 책이다.
전문 역사 연구자와 대학생들이 청중이어서 학술적으로 수준이 높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지식인 사회가 도달한 최고 수준의 지성을 보여준다. 226~227

2. 사실을 다루는 역사가의 태도에 두 극단이 있다.
하나는 역사의 교훈을 전하기 위하여 깎을 것은 깎고 보탤 것은 보탠 공자의 ‘춘추필법’이고, 다른 하나는 사실 그 자체가 말하게 함으로써 과거를 ‘있었던 그대로’ 보여준다는 ‘랑케필법’이다.

춘추필법은 역사가에게 해석이라는 칼로 사실을 난도질할 권리를 주었다.
반면 랑케필법은 사실 앞에서 역사가를 무장 해제했다.

오늘날 역사가들은 어느 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들이 쓴 역사는 춘추필법과 랑케필법 사이 어딘가에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카’는 당위가 아닌 현실을 말한 사람이다. p232

3. 『역사란 무엇인가』를 쓴 ‘애드워드. H 카’의 말을 상기해보면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의 지속저인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역사를 연구하려면 먼저 역사가를 연구하라. 역사가를 연구하기 전에 그 역사가가 살았던 역사적·사회적 환경을 살펴보라.” p236

제8장 문명의 역사, 슈펭글러‧토인비‧헌팅턴

1. 슈펭글러와 『서구의 몰락』을 살펴보는 것은 토인비와 『역사의 연구』를 만나기 위해서일 뿐이다.
『서구의 몰락』은 평범한 교양인이 읽을 수 없는 책이라 일독을 권할 생각이 없다. p249

2. 제1차 세계대전을 지켜보면서 문명의 역사를 쓰기로 마음먹은 토인비는 1921년부터 준비작업을 시작해 1930년 집필에 착수했으며 1934년 첫 세 권을 출간했고 1954년 마지막인 제10권을 펴냈다.
지도와 지명 색인을 담은 제11권과 역사 연구자들의 비판에 대답하는 제12권까지 포함하면 무려 40년을 『역사의 연구』 집필에 쏟아 넣은 셈이다. p253

3. 『역사의 연구』는 단순한 세계사가 아니라 ‘문명의 백과사전’이다.
소멸했거나 살아있는 모든 문명을 탐사했으며 인명, 지명, 색인을 별도 책으로 펴냈을 정도로 방대하다.
내용은 대부분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서술과 분석이이고 철학이나 이론을 펼치는데 쓴 지면이 많지 않아 『서구의 몰락』과는 많이 다르다.
이 책의 가장 큰 약점은 분량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전문 연구자들 말고는 원본을 읽는 이가 거의 없으며 일반 독자들은 축약본으로 본다. p254

4.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은 1996년 『문명의 충돌』을 발표함으로써 냉전 체제 붕괴 이후의 국제 질서를 이해하는 새로운 열쇠를 세상에 던졌다.
헌팅턴은 슈펭글러와 토인비의 충실한 제자임을 자임했다. p267 


제9장 다이아몬드와 하라리, 역사와 과학을 통합하다

1.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그의 저서 『총‧균‧쇠』에서 각 대륙의 역사가 크게 달라진 것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타고난(인종적) 차이가 아닌 환경의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인류 문명의 진행 속도가 다른 이유는 인종의 차이가 아니라 대륙별 환경이 차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우연히!” p291(부분 인용하여 재구성함)

2. 다이아몬드는 15세기 이후 세계를 정복한 유럽인들이 끈질기게 붙들고 있었던 인종적 우월감과 문화적 자아도취에 얼음물을 끼얹었다. p296

3. (하라리의 역사서 『사피엔스』에서)
오늘날 국가들은 독립성을 잃고 있다.
어느 나라도 독자적으로 경제정책을 실행하거나 마음대로 전쟁을 선포하고 수행할 능력이 없다.
국내 문제조차 자기들 좋은 대로 운영할 수 없는 지경이다. p309

<에필로그> 서사의 힘

역사도 인간 욕망의 산물이다.
역사를 읽는 것은 재미가 있어서다.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싶어서 역사를 읽는다.
우리는 또한 미래를 전망하고 싶어서 역사를 읽는다.

<나며>

이 책은 역사가와 역사서에 대한 르포르타주다.
역사책에 대한 해설과 비평은 역사와 역사서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비교적 널리 알려진 역사서가 어떤 역사가가 어떤 관점에서 썼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

생각보다 읽기 어려운 책은 아니다.
꼼꼼하게 읽어 가면 충분히 이해하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독자라면 필독서가 될 만하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역사를 이해하는 방식과 역사서에 대한 인식이 깊어질 것이 틀림없다.

말장군 유시민, 그의 글도 재미있다.

남은 과제는 지은이가 소개한 역사서 가운데 어느 책을 읽을 것인가이다.
나는 그중 ‘사마천’의 『사기』,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를 읽었다.
더 읽고 싶은 책이 아직은 없다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19/08/24 21:02 | 교육단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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