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여름 제주도 가족여행기4
2019년 여름 제주도  (4편)                                                                                                                                                                                                                          <가로 사진은 모두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4. 넷째날 여행기(9월 3일-화)
일정 : 숙소-엉또폭포-원앙폭포-천제연폭포-피규어뮤지엄 제주-한담해변 카약장-숙소(1박) 

이른 시간에 일어나 책을 읽다가 침대에서 창문을 열어 밖을 내다보니 일출 기운에 하늘이 벌겋게 물들기 시작한다.
카메라와 삼각대 들고 종종걸음으로 포구로 갔다.

포구 동쪽 방향으로 확 트인 해변에서 일출경을 담았다.
일출빛이 구름 많은 하늘을 물들였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서쪽 해변에서 동쪽 일출을 담는 건 아무래도 제대로 담긴 어렵다.
그래도 이런 장면 담았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오늘 오전 일정은 오롯이 나를 위한 일정을 잡았다.
기대한 일출, 일몰을 제대로 촬영 못해 폭포 사진이라도 촬영하고 싶었다.

특히 폭우가 와야만 폭포수가 흐른다는 엉또폭포를 담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우리가 온 뒤 지난 3일 내내 적지 않은 비가 왔으니 엉또폭포 사진을 담을 수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리고 사진으로 보고 반한 돈내코 원앙폭포도 꼭 촬영하고 싶었다.
두 폭포는 비교적 가까운 곳에 있어 둘 모두 촬영을 기대하고 10시 무렵 엉또폭포로 달려갔다.

엉또폭포 주차장은 넓지 않지만 주차된 차가 많았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계곡 다리를 지나는데 물이 없다.
응?? 순간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이 다리에 물이 철철 흘려야 하는데 없다는 건 100m 위에 있는 엉또폭포에 물이 없다는 의미와 같기 때문이다.
불안감을 누르지 못하고 내려오는 분에게 물으니 폭포에 물이 없단다.

<사위가 쓴 검은 우산 뒤쪽에 폭포수가 보여야 하는데...ㅠㅠ>
순간 맥이 풀리고 한숨이 나온다.
갈 마음이 사라졌지만 폭포까지 멀지 않는 거리기에 올라갔다. 눈으로 확인하니 더 허탈하다.
가족들 세워 인증샷만 찍고 내려와야 했다.

숙소가 있는 금능 지역은 3일 내내 적지 않은 비가 왔는데 이곳은 가랑비만 내렸단 말인가?
도대체 비가 얼마나 와야 엉또폭포는 완성된 그림을 보여주는가?
한숨 거두고 남은 희망, 원앙폭포로 달렸다.
목적지에 다다르자 운전하던 사위가 길 건너편 원앙폭포 입구를 막아놓고 ‘출입금지’ 안내가 보인단다.

이건 또 무슨 날벼락인가!?
차를 돌려 입구에 가니 빨강색 빗살무늬가 있는 금줄이 쳐져 있고 폭우로 돈내코 계곡 출입이 통제되었단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기가 차고 말문이 막히고 황당하여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다.
두 폭포가 멀지 않은 곳인데도 엉또폭포는 물이 한 방울도 흐르지 않고 원앙폭포는 물이 넘쳐 통제라고!!!???

목 놓고 울고 싶다.
황당하고 화도 나고 어지럽기까지 하다.
크게 낙담하는 내가 안쓰러웠던지 사위가 천제연폭포로 가보자고 한다.
이미 마음이 상해 썩 내키지는 않지만 그리 하자고 헸다.

천제연폭포는 수량도 적당하고 물줄기도 사진 찍기에 좋은 자태를 뽐내며 힘차게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폭포 주변에 핀 박무가 그 좋은 풍경을 가리고 있었다.

더구나 테크에 몰려든 관광객들이 기념 촬영한다고 어수선한데다 그들의 움직임에 삼각대가 미세하게 흔들려 사진을 제대로 찍기 어려워 대충 몇 컷 찍고 물러났다.
기대한 폭포 촬영은 최악의 상태로 끝을 내야만 했다.
<천제연 3폭포>
천제연폭포 주변 식당에서 점심 먹고 <피규어뮤지엄 제주>로 갔다.

피규어란 ?
영화나 게임,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를 축소하여 실제모습처럼 정교하게 재현하여, 얼굴표정이나 관절이 움직이도록 만들어 다양한 동작을 표현하는 모형을 일컫습니다.
관절이 없어 움직일 수 없는 ‘스태츄’, 관절이 여러 곳 있어 움직임이 가능한 ‘액션피규어’, 상반신만을 묘사한 ‘버스트’, 등이 있습니다.
/ ‘피규어뮤지엄 제주’ 홈에서 퍼옴

나는 우연히 방송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보기는 했지만 피규어에 별다른 관심도 없고 문외한이다.
손주들은 좋아하는 캐릭터 피규어가 많아서 난리다.

손가락만한 것부터 실제 사람보다 더 큰 것까지 있는데다 정교하고 화려하기까지 하니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발걸음이 빨라지며 감탄사를 입에 달고 있다.

하기야 피규어에 관심 없는 내가 봐도 대단하다고 느낄 정도니 아이들이야 오죽 하겠는가.
피규어 매니아가 아니더라도 관심만 좀 있다면 입장료(성인 12.000원, 어린이 9,000원)가 아깝지 않겠다.
<채준이는 '아이언 맨'을 좋아한다>
<채원이는 역시 엘사>
오후 3시가 넘어 오늘 마지막 일정인 애월읍 한담 해변에 카약 타러 갔다.
해변에 내려가니 카약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가가서 보니 주로 젊은 연인들로 보인다.

딸아이가 검색해 둔 카약체험장 업소를 찾으러 시간을 좀 끌다 찾지 못하고 다른 업체를 찾아 가는데 갑자기 폭포가 쏟아지는 바람에 카약 체험이 중단되었다.
내가 봐도 도저히 탈 수 없을 정도의 폭우다.

채원이가 많이 서운했던지 눈물을 보인다,
그 모습 지켜보니 아빠, 엄마도, 우리도 안쓰러운 마음이 컸다.
5. 닷새째 마지막날 여행기(9월 4일-수)
일정 : 숙소-카카오 프렌즈샵-제주공항-김해공항-채원이네-우리집 

어제 밤부터 오늘 새벽까지 동쪽 하늘이 구름 사이로 별이 초롱초롱하다.
일출경이 좋을 것 같아 일출 30분 전에 신창 풍차해변으로 차를 몰았다.
숙소에서 신창리 풍차해변까지는 약 8km, 차로 10분이면 갈 수 있다.

동쪽과 달리 서쪽하늘은 짙은 먹구름 속에서 천둥번개가 친다.
주차하고 등대 쪽으로 걸어가는데 머리 위 하늘에서 천둥벼락이 친다.

그새 서쪽의 먹구름이 몰려와 신창해변 하늘을 뒤덮기 시작한다.
번쩍이며 떨어지는 벼락이 좀 두렵긴 했으나 등대와 풍차마다 피뢰침이 있어 두려운 마음 거두고 씩씩하게 걸어갔다.

등대 중간에 올라서니 숙소를 떠날 때만 해도 별이 보이던 동쪽하늘은 구름으로 닫혀 가고 천둥번개가 저주 몰아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번개라도 한번 찍어 보자고 5초~10초 정도의 장노출로 몇 차례 촬영했으나 실패했다.

약하게 남아 있던 일출빛도 스러지고 천둥번개도 잦아들었는데 가랑비가 장대비로 변한다.
더 머물 이유가 순식간에 사라져 삼각대 접고 우산 쓴 채 차로 내달려야 했다. 
제주도 여행 마지막 날이다.
5일 동안 보금자리가 되어 주었던 숙소 안팎을 깨끗이 정리하고 느지막이 10시 넘어 숙소를 떠나 카카오 프렌즈샾으로 갔다.
손주 둘이 외사촌 지한, 지율이에게 줄 선물도 사고 자기들이 갖고 싶었던 물건도 샀다.

제주에만 있는 제주 카카오 프렌즈샵.
면세점 뿐 아니라 다음 사옥에 위치한 자그마한 카카오 프렌즈샵이다.
하지만 특별한 게 있으니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한정판 제주 카카오 프렌즈를 만나볼 수 있다.
/ ‘거북이 슈퍼’님 블로그에서 퍼옴
공항 쪽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갔다.
우리를 공항 입구에 내려주고 사위는 렌트카 반납하러 갔다.

사위가 돌아와 탑승수속을 마치고 기다리니 여러 비행기 편이 지연이 된다는 메시지가 뜬다.
얼마 뒤 우리가 타야할 비행기도 조금 지연된다는 메시지가 뜬다. 다행히 5분 정도 늦단다.

별다른 문제없이 김해공항에 도착하여 주차장에서 차를 회수하여 딸네 아파트에 들러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4박 5일의 제주여행, 궂은 날씨로 일정을 원할하게 소화하지 못한 점도 있지만 어린 손주들과 함께 한 여행이라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가족여행은 삶의 활력소다. <끝>

<뱀발>
4박 5일동안의 제주도 가족여행기 네 편을 끝냈다.
수 백장의 사진 골라 보정하고 부족한 여행기 쓴다고 힘들었지만 마무리하고 나니 왠지 모를 가슴 뿌듯함이 보상해주니 좋다. 

<파노라마 사진> 클릭!
1. 금능포구 일출
2. 금능해수욕장 일몰
<서정(抒情)>
제주 가족여행 중에 찍은 670장의 사진 중 유독 이 한 장의 사진에 자꾸 눈길이 머문다.

어둠이 내리는 바닷가, 스러져가는 저녁놀을 배경으로 손잡고 걸어오는 할머니와 어린 손자의 실루엣.
들여다 볼수록 까닭 모를 울컥함에 눈을 감고 회상에 잠기게 한다.
내가 느끼는 서정은
사진을 바라보고 느끼는 서정이 아니다.
사진 속에 들어가 느끼는 서정이다.

내 아이들 어린 시절의 서정이요,
내가 저만할 때의 서정일 지 모른다.

온 몸을 적시는 가슴 아련한 그리움 같은 거.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19/09/08 15:34 | 여행과 삶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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