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나의 독후기15 히말라야를 걷는 여자
「히말라야를 걷는 여자」를 읽고
그의 첫 번째 책 「나는 계속 걷기로 했다」를 읽으며 재미와 감동을 느꼈기에 두 번째 책도 따져 볼 것도 없이 구입했다.
단골 서점에는 아직 책이 없어 주문하여 며칠 뒤에 받았다.

예상대로 첫 번째 책과 내용 구성이 거의 같았다.
그가 걸었던 길과 사람들 이야기는 물론 히말라야 설산의 장엄함을 담은 사진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흠뻑 몰입하여 읽을 수 있었고 간접 트레킹을 한 느낌도 마찬가지다.

본문은 10개의 Chapter로 구성되었다.
Chapter 1   17시간 30분 만에 눈 속에서 탈출 : 안나푸르나 3패스
Chapter 2   낙석의 공포 : 랑탕 간자 라-틸만 패스
Chapter 3   길을 잃는 즐거움 : 마칼루 몰룬 포카리
Chapter 4   위험하고 환상적인 : 마칼루 하이패스(3콜)
Chapter 5   가이드와의 갈등 : 쿰푸 2패스 1리
Chapter 6   최후의 오지, 무스탕 : 무스탕 테리 라-사리붕 라
Chapter 7   다시 안나푸르나로 : 안나푸르나 나문 라
Chapter 8   구르차 히말을 바라보며 : 잘자라 패스-도르파탄
Chapter 9   춥고, 배고프고 : 하돌포 카그마라 라
Chapter 10  108호수를 찾아서 : 고사인 쿤드 18호수

그가 걸은 길은 첫 여정과 마찬가지로 거칠고 위험한 산길이다.
그래서 더욱 긴박감 속에서 가슴 벅찬 희열을 교감하며 읽었다.

그의 여정을 담담하게 쓴 일기형식의 글이기에 어렵지 않게 읽힌다.
우리에겐 낯선 비현실적인 환상적인 사진은 여전히 히말라야에 대한 신비함과 경외심 그리고 영감을 준다.

비록 저자와는 비교불가라 할 수 있는 히말라야 황제트레킹을 했었지만 그 경험이 책을 읽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공감도 쉽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의 여정에서 내가 걸었던 길과 겹치는 구간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지만 같은 길을 걸었다는 것만으로도 감회는 아주 컸다.

그의 첫 번째 책을 읽을 때만해도 그의 트레킹에 숟가락 얻듯이 합류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일어났다.
하지만 마음뿐, 나의 체력과 담력을 감안하면 그건 부질없는 짓이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그와 동행하여 걷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

히말라야 더 깊고 높은 꿈같은 트레킹은 그의 책으로 대신하고 여행사의 황제트레킹으로 만족하기로 하자.
그래도 ‘남들에 비하면 그게 어디냐고’ 자위하면서 말이다.

그는 여전히 히말라야에 굶주려있다.
아직까지는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은 궁금한 히말라야가 많다고 했다.

그는 왜 그토록 위험하고 힘든 길을 고집할까?
그의 좌우명은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하면 할 수 있을 때 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그리고 누군가 히말라야를 왜 걷는지 묻는다면, 글쎄, “거기가 궁금해서”라고 대답할 것 같다고 했다.

그의 히말라야를 향한 발걸음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의 여정을 그의 책을 따라 가볼 참이다.

앞으로 걸어야 할 그의 길이 조금은 안전하고 덜 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물론 그가 그런 순탄한 길을 걸을 리 만무하겠지만 그렇게 빌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나는 ABC, EBC 두 번의 트레킹을 했기에 히말라야에 대한 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다시 마음이 일기 시작했다.
차츰 스러져 가던 히말라야에 대한 그리움이, 트레킹에 대한 열정이 스멀스멀 피어오름을 온 몸으로 느낀다.
책을 덮고도 켜켜이 겹친 장엄하고 황홀한 히말라야 거대 산군들의 파노라마를 보노라면 심장이 고동을 친다.

‘히말라야에 한번은 더 가야하나?’

그의 트레킹 기록은 책장에 꽂아 두고 히말라야가 사무치게 그리울 때 다시 읽으면 마음에 큰 위안이 되리라. (끝)

+ 저자가 걸은 길과 내가 걸었던 길이 겹쳐진 구간의 촐라패스 넘는 길(Chapter 5 : 쿰푸 2패스 1리)
저자는 나와 반대방향으로 진행했다 / 2016년도 EBC트레킹 때 찍은 사진

1. 고쿄 호수
2. 종글라 롯지
3. 촐라패스를 넘어 종글라로 하산 하는 길 / 촐라체(6,335m)를 지나며
4. 촐라패스(5,330m) 정상
5. 페리체에서 팡보체로 하산하는 길에 본 아마다블람(6,856m)
아마다블람(6,856m)은 히말라야 마차푸차레(6,993m), 알프스의 마터호른(4,478m)과 함께 세계 3대 미봉으로 선정되었다
6. 남체바자르 / 에베레스트의 관문, 세르파의 고향 남체(3,440m)
7. 남체에서 포르체탱가 가는 길에서 본 에베레스트 / 멀리 왼쪽 봉우리가 에베레스트(8,848m) 그 오른쪽은 로체(8,414m), 맨 오른쪽 봉우리가 아마다블람(6,856m)
= 덧붙임 =

<chapter마다 저자 자신의 소회를 드러내는 대목이 있다. 한번쯤 되새겨 볼 만하다싶어 발췌하였다.>

1.
평소 사람 목숨은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다. p.34
2.
누군가 히말라야를 왜 걷는지 묻는다면, 글쎄, “거기가 궁금해서”라고 대답할 것 같다고 했다. p.51
3.
‘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하면 할 수 있을 때 하지 못한다.’ 내 좌우명이다. p.60
4.
나이를 먹어가면서 좋은 점이 있다.
세상살이에 조금씩 무뎌진다는 거다.
그 무뎌짐으로, 기념될 만한 것도 추억이 될 만한 것도 애써 갖고 싶지 않게 됐다. pp.90~91
5.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읽어도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깨우치고 알아가려면 깨지고 아플 시간이 있어야 한다.
마음의 상처가 아물려면 원망스러운 마음이 곪다가 터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딱지가 지고 새살이 돋아날 때까지 시간이 드는 것처럼, 미련이 남지 않을 때까지 되새김질하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과정을 생략한 채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p.249
6.
여행경비로는 몇 천 만원씩 겁 없이 쓰면서도 이상하게 적은 돈이 더 아까웠다.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얼마 안 되는 이익을 갖겠다고 배고프다는 사람들을 그냥 둘 수는 없었다. p.256
7.
트레킹이 길어지고 오지로 향할수록 마음은 점점 단순해졌다.
과거를 원망하고 미래를 두려워했었는데, 이제는 무모한 현재의 자신감만 커졌다. p.258
8.
가난한 여행을 하고 가난한 밥을 먹어도 나의 마음은 가난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p.258
9.
선택에 있어 남이 아닌 내가 우선이 된다.
기쁘고, 슬프고, 힘든 일 역시 있는 그대로 보려고 한다.
실수하거나 실패해도 자책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는 욕을 먹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내키는 대로 살고 싶다.
어차피 멀 하든, 누구한테라도 욕을 먹게 되어 있다.
관심에 굶주린 사람처럼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지 않다.
나다움을 지키면서, 적당히 욕도 먹어가면서 그렇게 살고 싶다. pp.278-279
10.
(다른, 낯선 사람이) 너무 빨리, 너무 가까이 다가오는 것도 그렇다.
모든 모습을 보여주고, 모든 것을 공유하길 바라는 것도 내키지 않는다.
나는 나만의 영역이 필요하며 아무에게도 그곳을 허용하고 싶지 않다. p.335
11.
그러고 보면 뭐든 좋기만 한 것도 나쁘기만 한 것도 없다. P.350
12.
어떤 길이 유독 힘들거나 편한 건 길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길을 걷는 내 마음의 문제였다. P.382
13.
세상 모든 불행을 짊어진 것 같은 때도, 너무 좋아서 운명인 것 같은 것도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졌다.
좋은 것도 나쁜 것도 그렇게 모두 지나갔다.
어쩌면 정말 필요한 건 모든 것을 견뎌야하는 시간인지도 몰랐다. P.384
14.
앞으로 나는 네팔과 파키스탄, 인도, 부탄으로 이어지는 히말라야 이야기를 계속 써나갈 생각이다.
글쓰기는 걷기의 연장이고, 걷기의 마무리는 글쓰기라는 생각에서다. P.402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0/05/30 10:13 | 교육단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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