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영농일지10 이삭비료 흩기
2020년 8월 1일(토) 논에  흩으러 갔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계속되는 장마로 논에 일하러 갈 날이 없었다.
장마전선이 중부지방으로 올라가 며칠 동안 비 예보는 없다.

미루어 두었던 이삭비료 흩기가 제일 시급하다.
논두렁 풀이 무성하게 자랐어도 며칠 미룰 수 있지만 이삭비료는 제때 흩어야 한다.
오늘이 그날이다.

비료 흩기는 아침이슬이 좀 말라야 좋다.
안개가 많이 낀 날씨라 느긋하게 7시 조금 넘어 아내와 논으로 달려갔다.

우리 논 둑방 도로 너머에 낙동강이 있어 논으로 다가갈수록 안개가 짙어진다.

벼 잎에 이슬이 많아 풀매기를 먼저 했다.
아내는 콩 심은 농로 쪽 논두렁 풀을 매고 나는 배수로 쪽 논두렁 풀을 맸다.

풀매기를 반 조금 넘게 하다 시각을 확인하니 9시가 다 되어간다.
농협 문을 열 시간이라 풀매기를 마치고 봉강농협 경제부에 가서 NK비료 6포를 사왔다.

그단새 아내는 긴 농로 쪽 두렁의 풀을 다 맸다.
나보다 두 배는 빠르게 맨 셈이다.

<아내가 풀을 맨 농로 쪽 논두렁> 안개가 자욱하게 피었다
<내가 맨 배수로쪽 논두렁의 무성한 풀>
자욱하던 안개도 거의 걷혀 간간히 햇살이 비친다.
이슬도 빠르게 말라가니 비료 흩기에 마침맞은 때다.

먼저 비료를 농수로와 배수로 쪽 두렁에 3포씩 나누어 배치했다.
비료통에 10kg 정도를 담을 수 있다.

20kg 비료 한 포대면 두 번에 나누어 흩을 수 있다.
6포 비료 흩기를 마치려면 12번을 왕복해야 한다.

10kg 비료가 든 비료통을 어깨에 메면 제법 묵직한 게 뻐근하다.
흩어 갈수록 가벼워지긴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발이 쑥쑥 빠지는 무논에다 햇볕이 따가운 날씨라 더 힘들다.

2포대를 4번 왕복하며 흩고 나니 벌써 지친다.
시각을 확인하니 10시 20분이다.
2포대 흩는데 40분 이상 걸린 것 같다.

본포다리 밑 그늘에 가서 찬물로 타는 목을 식히고 빵으로 요기하며 잠시 쉰다.

이번 주 닷새를 연속해서 하루 종일 손주들 돌보느라 지친 아내는 쉬고 있으라고 했다.
다시 힘을 내어 비료 흩기를 계속한다.

한참 일하다보니 어느새 아내가 피사리를 하고 있다.
말려도 듣지 않을 게 뻔해 그냥 두었다.

시간이 갈수록 무거운 비료통에 어깨가 짓눌리고 허리가 결린다.
햇살이 더욱 따갑게 내리쬐니 기진맥진한다.

이를 악물고 계속 흩었다.
마지막 1포를 남겨 놓았는데 너무 지쳐 다시 그늘로 들고 말았다.
마지막 남은 물을 양껏 들이마시고 쉬고 나서 비장한 각오로 궁둥이를 털며 일어섰다.

이제 왕복 1회만 남았다.
지금까지 꼼꼼하게 하던 동작과는 다르게 거칠고 빠른 동작으로 훠이훠이 흩는다.
어서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 두어 발 앞서 가다보니 손도 발도 빠르게 놀려진다.

끝났다!
파김치 된 늘어진 몸을 이끌고 무논을 빠져 나와 굴레 같았던 비료통을 내동댕이치듯 벗어던진다. 

뒷설거지 하고 나니 12시다.
7시 30분부터 4시간 반이나 일했다.

아내도 나도 녹초가 되었다.  
내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만취했을 때 얼굴보다 더 심하게 벌겋다.

집에 돌아와 씻고는 점심 식사도 거른 채 둘 다 뻗고 말았다.

<비료 흩기 준비>
<비료 흩기>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0/08/03 16:17 | 여행과 삶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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