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나의 독후기1 통섭의 식탁
「통섭의 식탁」을 읽고
“통섭형 지식인을 꿈꾸는 독자들에게 유용한 지적 나침반과 든든한 독서 가이드”
제목만으로는 책 내용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책 소개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내용을 개략적으로 알 수 있는 전문가의 리뷰를 인용했는데 분량이 좀 많다.

“이 책은 최재천 교수가 선별한 다양한 분야의 책 읽기를 코스 요리에 빗대어 소개한다.
애피타이저에서 디저트, 퓨전 요리까지, 가벼운 책에서 다소 묵직한 책까지 독자들이 체하지 않고 잘 읽고 소화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어렵고 딱딱해 보이는 자연과학이나 인문학 분야의 책들도 최재천 교수의 특제 이야기 소스와 버무려지면 맛깔 나는 책 요리로 변신했다.
또한 요리마다 함께 맛보면 좋은 책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지식의 통섭과 확장을 가능하게 했다.
독자들은 책을 통한 최 교수의 통섭적 사고와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도 엿볼 수 있으며,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재료로 삼아 자신만의 지적 요리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진즉부터 알고는 있었다.
그러나 ‘통섭’이란 낮선 단어가 주는 어색함 때문인지 선뜻 내키지 않아 내용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읽을 생각을 하지 않은 책이다.
다 읽고 나니 이 책을 그때 읽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큰 책이었다.
너무 늦게 읽지는 않았느냐는 조바심이 날 정도였다.

일반 서평과는 사뭇 달라 보이는 그의 서평을 읽으니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저자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섭렵했다지만 과학자로서 어떻게 이런 감성적이고 문학적 소양이 뛰어난 서평을 쓸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저자의 서평은 재미도 있지만 무척 새롭고 흥미로웠다.
나도 모르게 몰입하여 책장 넘어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다.
저자의 박학다식함에 매료되었으며 무엇보다 어렵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쓰여 더 좋았다.
얼마나 맛깔나게 썼는지 책을 사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유혹에 빠졌다.
그의 묘한 설득력에 매료되어 나도 모르게 어느새 코가 꿰어 있었다.
수준 높은 광고성 글을 보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구매의욕이 치솟았다.

과학 관련 책은 전문 서적이 아니더라도 나와 같은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그릇된 인식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한 책이다.
잘 가려 꼭 읽어봐야겠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계획적이고 열성적인 독서가 험난한 미래를 살아갈 힘을 줄 것임을 믿게 되었다.

“최재천 교수는 21세기가 요구하는 ‘통섭형 인재’가 되려면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여 지식의 영역을 넓히는 ‘기획독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은퇴 후에도 경제활동을 멈출 수 없는 삶, 다변화되는 사회에 탄력 있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목표가 있는 기획 독서를 통해 삶의 다양성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기획 독서는 단순히 세상에 적응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꿈의 확장도 가능하게 한다.
그래서 이 책 《통섭의 식탁》은 기획독서의 목록을 제시한다.
미래의 통섭형 인재를 꿈꾸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고 씨름해야 할 책들의 목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저자가 읽고 서평을 쓰고 추천한 수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읽고 싶은 책의 목록을 만들어 두었다.
저자가 권한 기획독서를 해볼까하는 생각에서다.
가려 뽑은 18권 중에서 심사숙고하여 10권 정도는 읽어 볼 생각이다. (끝)

<덧붙임1>
- 나의 기획독서1 - <‘통섭의 식탁’에서 저자가 추천한 책 중 구입하여 읽고 싶은 책 목록>

1. 과학자의 서재 / 최재천
2. 호모 심비우스 / 최재천
3. 열대예찬 / 최재천
4. 곤충의 밥상 / 정부희
5. 이기적 유전자 / 리처드 도킨스
6. 연애 / 제프리 밀러
7. 이중나선 / 제임스 왓슨
8. 핀치의 부리 / 조너던 와이어
9. 찰스 다윈의 이글호 비행기 / 찰스 다윈
10. 찰스 다윈 평전1 / 종의 수수께끼를 찾아 위대한 항해를 시작하다.
11. 찰스 다윈 평전2 / 나는 멸종하지 않을 것이다.
12. 자연관찰 일기 / 클레어 워크레슬리
13. 고마운 미생물, 얄미운 미생물 / 천종식
14. 과학 읽어주는 여자 / 이은희
15. 야생 속으로 / 마크 오웬스. 델리아 오웬스
16. 안개 속의 고릴라 / 다이앤 포지
17. 홀로 숲으로 가다 / 베른트 하인리히
18. 문명의 붕괴 / 제레드 다이아몬드

★ 위의 18권 중 서점에 가서 직접 내용을 확인하고 5권을 구입하여 읽고 난 뒤 추가로 5권정도 더 읽을 계획임

<덧붙임2>

- 기억 하고 싶은 문장 -

1.
독서를 취미로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식히기 위해 하는 독서도 때론 필요하리라.
하지만 취미로 하는 독서가 진정 우리 삶에 어떤 발전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조금 공허해진다.
~중략~

나는 독서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고 씨름하는 게 훨씬 가치 있는 독서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분야의 책을 붙들었는데 술술 읽힐 리는 없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한 권을 뗐는데 도대체 뭘 읽었는지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기왕에 읽기 시작한 그 분야의 책을 두 권, 세 권 째 읽을 무렵이면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기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이렇게 하다 보면 차츰 내 지식의 영역이 넓어지는 가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p.7~8

2.
나는 이 책에서 최재붕 교수님이 여러 차례 강조하는 “평생을 공부하며 살아라.”라는 말이 특별히 가슴에 와 닿는다.
몇 년 전에 돌아가신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도 21세기는 지식경제의 시대가 될 것이며 그런 시대에는 배움에 끝이 없다고 했다.
지식의 전환 속도가 점점 더 빨라져 이제는 한 번 배워 평생을 써먹을 수 있는 시대는 사라졌다.
끊임없이 새로 배워 써먹고 또 배워 써먹고 하는 시대가 된 것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우리는 바야흐로 고령화 시대에 살고 있다. p.71

3.
나는 늘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을 이마에 써 붙이고 다닌다.
인간과 자연이 서로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더욱 사랑하게 된다고 확신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다.
다른 생명들도 하나밖에 없는 지구에서 삶을 누릴 자격과 권리를 지니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는 함께 사는 방법을 터득하여 실천에 옮겨야 한다.
다른 생명에 대한 사랑이 곧 나를 사랑하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p.86

4.
21세기에도 과학은 무서운 속도로 발달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생명과학의 발전이 눈부실 것임은 누구나 예측하는 일이다.
그 생명과학 분야 중에 누가 뭐래도 가장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분야는 단연 우리의 두뇌를 연구하는 분야일 것이다.
~중략~

하지만 인간의 두뇌와 행동을 연구하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연구는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중략~

따라서 과학 선진국들은 요사이 부쩍 영장류 연구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인간과 유전자의 거의 99퍼센트를 공유하는 침팬지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는 우리 자신의 본성에 시사하는 바가 특별히 크기 때문이다. p.117

5.
그런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약 600만 개나 되던 미국의 벌통이 2005년 집계에 따르면 240만 개로 감소했단다.
세계 식량의 3분의 1이 곤충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생산되며 그 임무의 80퍼센트를 꿀벌이 담당한다.
‘꿀벌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년 정도 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아인슈타인의 말을 수치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나는 그 혜안에 동의한다.
이대로 가다간 언젠가 꽃들은 모두 나와 헤벌쭉 웃고 있는데 벌들은 전혀 잉잉거리지 않는 ‘침묵의 봄’이 올지도 모른다. p.149~150

6.
삶에 대한 회의로 밤을 지새우는 젊은이에게, 그리고 평생 삶에 대한 회의를 품고 살면서도 이렇다 할 답을 얻지 못한 지성인에게 《이기적 유전자》를 권한다.
일단 붙들면 밤을 지새울 것이다.
그런 후 세상을 바라보는 전혀 새로운 눈으로 다음 날 아침을 맞을 것이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모든 학생에게 이 책을 권한다.
적어도 이 책만큼은 읽어야 내게 강의를 들었노라고 말할 수 있다고. p.163

7.
지구 생태계는 애당초 그리 강건한 존재가 아니다.
생명체들은 모두 기껏해야 두께가 1,000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 대기권 안에 옹기종기 모여 산다.
그것도 대기의 99.999퍼센트를 차지하는 지상 80킬로미터 이내에 몰려 있다.
이 ‘생명의 막’은 너무 얇아 우주선에서 내려다보면 보이지도 않는다. p.215

8.
생물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수준의 환경 파괴가 계속된다면 2030년경에는 현존하는 동물의 2퍼센트가 절멸하거나 조기 절멸의 위험에 처할 것으로 추정한다.
게다가 이번 세기의 말에 이르면 현존하는 동식물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p.219

9.
지구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대충 다섯 차례의 대절멸 사건이 일어났다.
가장 최근의 대절멸 사건은 바로 6,500만 년 전 공룡들을 모두 멸종시킨 사건이었다.
생물다양성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발표한 바로는 우리는 지금 제6의 대절멸 사건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난 다섯 번의 대절멸 사건은 대개 대구모의 천재지변과 함께 일어난 것에 비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제6의 대절멸 사건은 그저 조용히 일어나고 있다.
‘호모 사피엔스’라는 단 한 종의 영장류가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그 영향으로 다른 종들이 멸종하고 있다. p.304~305 

10.
(<총,균,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문명의 붕괴>에서)
사회 붕괴의 원인을 다음의 다섯 가지로 분석했다.
환경 파괴, 기후 변화, 이웃 나라와의 적대적 관계, 우방의 협력 감소, 사회의 위기 대처 능력이 그것들이다.
이중 환경 파괴는 사회 붕괴에서 가장 중요하거나 유일한 원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몰락한 문명은 예외 없이 환경을 파괴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즉, 환경 파괴가 문명 붕괴의 공통분모라는 것이다. p.337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1/01/18 18:07 | 교육단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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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풀잎아 at 2021/01/19 21:45
저는 최교수님의 유튜브 강의를 들어서요.
ㅡ 과학자의 서재는 난이도가 좀 괜찮았는데 이 책에 언급된 책들은 제가 읽기에는 버거웠습니다.ㅡ.ㅡ

전에 '국립생태원장'으로 계실 때 어린이에게 상장 수여하시는 모습에 굉장히 놀랐습니다.
ㅡ 무릎을 꿇으셨는데 그 어린이와 눈높이가 딱 맞았거든요.

86페이지의 글은 불교와 맞닿아 있어서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알면 사랑한다. 참 그윽한 문장이지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백산 at 2021/01/20 09:19
저도 늦게나마 최재천 교수님의 책을 읽게 되었네요.
과학 쪽 책은 거의 읽지 않았는데 대중을 상대로 썼으니 읽을 만 하겠죠.

"알면 사랑한다" 진리네요.
사람 관계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알면 사랑하게 된다"고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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