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영농일지1 논두렁 풀매기
2021년 처음으로 논에 일하러 갔다. 
해야할 일은 논두렁 풀매기와 두름치기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5월 27일(목)> 모내기 준비 / 지난해 사진
며칠 전부터 농협에서 모판 배달을 위해 모내기 날짜를 확인하는 전화를 받았다.
모내기 일정 잡기 위해 논 임대 준 감자사장께 전화하니 5월말 이전에 감자 수확하고 논갈이까지 해 놓겠단다.

멘토 형님께 모내기 일정 잡아 알려달라고 했다. 
이틀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내가 직접 이앙기 사장님과 통화했다. 
일정이 꽉 잡혀 7일에라야 할 수 있단다. 
멘토 형님과 통화하여 6월 7일로 확정했다. 

농협 모판 담당자께 6월 5일에 모판을 배달해 달라고 통보했다. 
감자사장님께는 모내기 5일 전인 6월 2일에 쓰레질 해달라고 부탁했다.

드디어 2021년, 
올해 농사의 신호탄을 쏘았다.

<5월 30일(일)> 논 두름치기와 논두렁 풀매기
축동 메타스퀘이아 일출 촬영마치고 논 둘러보러 갔다.

감자수확을 끝내고 논갈이까지 끝낸 상태다. 
그런데 논두렁 풀이 많이 자라 엉망이다.
해마다 감자사장님이 논두렁에 제초제를 치기에 풀이 거의 없는데 올해는 감자 농사를 망쳐 치지 않았던가 보다. 
그냥 이대로 모내기 할 수는 없어 풀매기를 해야 한다.

6월 2일에 쓰레질을 해야 하니 풀매기가 시급하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보고했다. 
아내는 내일부터 손주들 돌보러 아들네에 가야하기에 논에 일하러 갈 수가 없다. 
아내가 나 혼자 다하기엔 힘든 일이라고 오늘 오후에 논에 가서 일을 시작하자고 한다.

오후 3시 되기 전에 논에 도착하여 채비 갖추고 풀매기를 했다.
아내는 풀매기도 시급하지만 논두렁을 그냥 둘 수 없다며 두름치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두름치기 해야 할 논두렁은 과수원 쪽과 배수로 쪽 두 곳이다.
아내는 풀을 매고 나는 두름치기를 했다. 

원래는 논갈이을 할 때 다하고 나면 트랙터에 조성기로 바꿔 장착하여 두름을 단단하고 깔끔하게 조성해야 한다.
하지만 “조성기”를 따로 장착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아니면 “조성기”가 없어 그런지 논두렁 조성작업을 해주지 않는다.

두름 조성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논두렁이 조금씩 무너질 수도 있고 대형 미꾸라지 같이 생긴 ‘드렁허리’가 구멍을 낼 수가 있다. 
논두렁에 생긴 구멍으로 논물이 흘러나가기에 보일 때마다 메꿔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우리 논에도 농약을 살포하고 나면 '드렁허리'가 죽어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작업을 다 끝내고 나니 해넘이 시작될 무렵인 6시 30분 쯤 되었다. 
아내와 둘이 3시간 30분쯤 일했다. 

<논두렁마다 풀이 무성하다>
<아내가 하고 있는 저 두름치기 작업을 내가 하고>
<아내는 풀매기 작업을 한다>
<나도 두름치기 끝내고 풀매기를 한다>
<내가 사진 찍을 때 아내가 마무리한다>
<풀매기가 끝난 농로 쪽 논두렁>
<5월 31일(월)> 두름 다듬기

해 뜰 무렵 어제 하던 두름치기 작업 마무리 하러 논에 가려고 했는데 가랑비가 내린다. 
비 맞고 일할 수는 없어 손주들 돌보러 가는 아내를 데려다 주러 아들네에 갔다. 
할아버지 오면 좋아하는 손자 지한이와 얘기하고 있는데 날이 개기 시작한다.

급히 집에 돌아와 작업복장으로 갈아입고 8시 30분 조금 지나 집을 나섰다.
논 가까이 있는 봉강농협에 들러 논 쓰레질 하고 나면 곧장 흩어야 할 제초유제 5병과 지난해 찢어져서 버린 물장화도 새로 샀다.

논에 도착하여 논두렁 다듬기를 했다. 
시간이 지나니 새벽에 가랑비 뿌리던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어 햇볕이 쨍쨍하다. 
그래도 한여름처럼 등짝이 따가울 정도는 아니라 작업을 계속했다.

과수원 쪽 논두렁과 배수로 쪽 논두렁 두름을 손으로 일일이 다듬었다. 
안하던 일이라 허리가 아파 두어 걸음 다듬고는 일어나서 허리를 펴야 했다.
두 논두렁의 길이가 100m 좀 넘는데 내게는 만리장성만큼이나 긴 성을 다듬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논두렁 다듬기 끝내고 농수로 쪽 두렁이 너무 넓어 조금씩 깎아내는 작업을 했다.
논을 한 뼘이라도 더 넓혀 모를 몇 촉이라도 더 꽂고 싶은 농부의 마음 때문이랄까? 

마지막으로 남은 농수로 쪽 논두렁 풀매기를 하다 너무 힘들어 쉬면서 시각을 확인하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농수로 쪽 두렁은 풀이 많진 않지만 너무 지쳐 대충하고 일을 마쳤다. 
9시 20분부터 12시 30분까지 3시간 10분 일했다.

집에 돌아와 샤워하고 나니 너무 피로하여 점심도 거른 채 소파에 널브러졌다. 
두 시간을 누워있다 일어나니 몸 상태는 조금 나아졌는데 입맛이 없어 요기만 했다.

이틀 연속 안하던 일을 하여 몸은 피로하지만 그래도 해야 할 일이기에 마음은 뿌듯하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농부의 시간이 시작되었음을 절감했다. 

<두름 다듬기가 끝난 논두렁>
<전후 비교>
1. 작업하기 전 논두렁
2. 풀매기와 두름치기 한 논두렁 /두름치기는 했지만 다듬기 전의 모습
3. 두름다듬기까지 끝낸 논두렁 / 저렇게 손으로 다지고 다듬어야 논두렁이 단단해져 제 쓸모를 다한다.
<아! 저렇게 기계로 모양 좋고 단단하며 편하게 할 수 있는데, 내가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다니...ㅠㅠ>
<부부> 욕봤어요, 동순씨!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1/06/01 17:36 | 여행과 삶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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