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영농일지4 모 보식과 논두렁 콩 심기
2021년 6월 14일(월) 모 하는 날이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모내기 한 지 일주일 지났다. 
논이 어느 정도 굳고 모도 뿌리를 내려 보식을 해야 할 때다.

올해는 모내기가 비교적 고르게 잘 된 편이라 굳이 모 보식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래도 드문드문 빈 곳이 있어 해야 했다. 

모 보식을 해서 얻는 이득은 미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은 비록 얼치기지만 농부의 자존심이랄까. 
한 뼘의 땅도 놀리지 않으셨던 선대 농부님들의 마음, 고귀하게 농심(農心) 때문이라 하고 싶다.

아내는 지난 토요일 코로나 백신을 맞아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오전에 맞고 나서는 별다른 이상이 없더니 밤부터 열이 나고 감기몸살 기운이 심해 타이레놀을 먹어야 했다. 
밤새 앓고 어제 일요일에도 하루 종일 누워 지내야 했다.

오늘도 몸이 정상이 아니라 나 혼자 논에 갔다. 
모판 하나를 반으로 나누어 들고 논을 훑어가며 빈 곳을 찾아 보식을 했다. 

보식할 곳이 많진 않았지만 논이 많이 물러 발이 깊게 빠져 힘들었다. 
감자 심기 위해 밭갈이 깊게 한 탓에 뻘이 깊었던 것이다. 
깊은 곳은 거의 무릎까지 빠져 발을 옮기려 해도 쉽게 빠지지 않아 물장화가 벗겨 지려고할 정도다.

그래도 끝까지 보식을 다 했다.
아침 6시 무렵부터 시작했는데 9시가 다 되어 끝났다. 
3시간 가까이 일했다.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도 많이 들었다. 
더구나 혼자 하여 더 힘들었다.

모들이 하루빨리 땅 냄새 맡고 뿌리를 제대로 내리길 바라는 마음 크다.

<모내기 사흘 뒤의 우리 논>
<닷새 뒤 우리 논>
<모 보식 작업> 올해는 나혼 자 했기에 찍은 사진이 없어 지난해 아내가 작업 하던 사진 올림
2021년 6월 15일(화) 을 심었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해마다 논두렁에 큰 소득이 없는 콩을 심는 건 콩 수확보다 풀 때문이다. 
콩을 심지 않고 그대로 두면 풀이 너무 자라 풀매기가 힘들다. 

콩이 무성하게 자라면 자연스럽게 풀이 적기 때문이다. 
또 콩은 따로 돌보지 않아도 잘 자라기에 더욱 그렇다.

백신 접종 나흘째인 아내가 몸이 거의 회복되어 함께 논에 갔다. 
논에 물이 부족해 보여 물꼬를 완전히 다 터놓았다.

아내는 농수로 쪽 풀이 적은 곳의 콩을 심고 나는 풀이 무성한 농로 쪽 풀을 맸다.
날씨가 며칠 계속 흐린 탓인지 땅이 꼽꼽하게 젖어 있어 풀매기가 좀 수월했다. 

시차를 두고 지나치던 동네 어른 두 분이나 "마, 풀약 치모 될낀데 말라꼬 힘들게 풀 매노" 하신다.
제초제 치면 수 차례에 걸쳐 힘들게 풀매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도 내 논두렁에 제초제를 칠 수는 없다.
논에는 어쩔 수 없다지만 논두렁 만큼은 힘들어도 풀은 직접 맬 것이다.
얼치기 농부지만 그 정도 자존심은 있다.
 
손이 빠른 아내가 농수로 쪽 논두렁에 콩을 다 심고 풀매기를 도왔다. 
둘이 하니 금새 할 수 있었다.
06시 20분부터 09시 40분까지 3시간 20분 동안 일했다.

콩 씨앗은 지난해부터 백태를 심는데 검정콩 서리태보다 수확이 빨라 좋다. 
백태는 추수할 무렵에 수확을 하고, 서리태는 추수가 끝내고 20일쯤 지나고 따로 수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콩은 잎이 무성해지면 잎순치기 한 번만 해주면 되니 스스로 잘 자라길 기대하는 수밖에는 없다.
'무럭무럭 잘 자라 거라. 콩아!'

<아내는 풀이 적은 농수로 쪽 두렁에 콩을 심고>
<나는 농로 쪽 논두렁 풀을 맸다> 모내기 전에 풀매기 작업 하던 사진
<농로 쪽 논두렁은 풀이 무성하다>
<농수로 쪽 두렁에 콩을 다 심은 아내가 같이 했다>
<둘이 협업을 했다> 내가 풀을 삽괭이로 매어 놓으면 아내는 흙을 털어 치운다
<콩심기>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1/06/15 16:22 | 여행과 삶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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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풀잎아 at 2021/06/16 01:00
모가 그득하니 벌써 가을 들판이 ^^
가장 큰 일 하나를 마치셨으니 응당 축하 받으셔야지요.
ㅡ 축하드립니다.^^

+
저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 한 권이 물에 젖는 사고를 쳐서ㅡ.ㅡ
유튜브에서는 '냉동실에 넣으면 분자가 활동을 어쩌구' 하든데
당최 믿기지 않습니다.

저의 잘못으로 귀한 책이 상해서 마음이 쓰입니다.
제가 컴퓨터 앞에서는 차도 안 마시는데ㅡ.ㅡ

잘 말라서 책장 넘기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백산 at 2021/06/16 10:40
추수 때까지 해야할 일이 태산 같지만 모내기를 끝내고 나니 마음 든든합니다.
감사합니다.

우째 그런 일이! @..@~
부디 본디 모습 그대로 잘 마르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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