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나의 독후기20 마의 산(상,중,하)
「마의 산」을 읽고
1929년 장편소설 『부덴브로크 가의 사람들』(1901)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토마스 만은 〈『마의 산』이 없었다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할 수 없었을 것이며, 『마의 산』이야말로 이 상에 더 적합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마의 산』은 토마스 만이 폐렴 증세로 다보스의 한 요양원에서 요양 중이던 아내를 방문해 3주를 보낸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쓰였다.
소설의 무대인 알프스 고산지대의 호화 요양원 〈베르크호프〉는 병과 죽음이 인간의 의식을 지배하는 세계이자, 한 번 발을 들이면 벗어날 수 없는 ‘마(魔)의 산’이다.

<마의 산>, 다 읽고 나니 참 어려운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읽기를 포기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방대한 양의 장편소설이긴 하나 비교적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의 대강의 줄거리 소개하면

주인공 한스 카스토르프가 고향 함부르크를 떠나 외사촌 요아힘이 요양하고 있는 스위스 산악지역에 자리 잡은 고급호텔식 폐결핵 국제요양원 ‘베르크호프’를 찾아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조선 기사 시험에 합격하여 조선소 취업을 앞 둔 상황에서 별다른 의미 없이 ‘베르크호프’에 입원해 있는 외사촌 요아힘의 병문안을 겸한 3주 일정으로 떠난 여행길이었다.

그런데 그곳에서 폐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방문객이 아니라 환자가 되어 지내게 된다.
그곳, ‘마의 산’에서 세계 곳곳에서 온 환자들과 지내며 새롭지만 규칙적이고 단조로운 생활이 이어진다. 

그러던 중 외사촌 요아힘은 폐결핵이 완전히 낫지 않았음에도 자신의 꿈인 군 입대를 미룰 수가 없어 요양원을 떠나고 혼자 남은 한스는 기약 없는 요양원 생활을 이어간다. 
그곳에서 두 학자 세템브리니와 나프타의 논쟁을 지켜보며 반복되는 요양원 생활을 견딘다.
그런데 산 아래로 내려간 요아힘이 건강이 악화되어 다시 요양원으로 돌아왔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죽게 된다. 
혼자 남은 한스는 슬픔을 견디며 끝날 줄 모르는 요양원 생활을 이어간다. 

어느 날 한스가 처음 와서 반해 짝사랑했지만 요양원을 떠났던 쇼사 부인이 새 연인인 늙은 사내 페퍼코른과 함께 요양원으로 돌아온다. 
쇼사 부인, 페퍼코른, 그리고 두 학자는 한스에게 끊임없이 정신적으로 영향을 끼친다. 
특히 페퍼코른과 깊은 관계를 맺어가고 쇼사 부인과도 친구의 감정으로 가까워진다. 
그러던 중 페퍼코른이 말라리아에 걸려 건강이 나빠지고 자살을 한다. 

다시 쇼사 부인이 떠나고 한스는 정신적으로 무너지고 무기력한 생활에 빠져든다. 
그러다 요양원에 축음기가 들어오고 한스는 음악에 푹 빠지게 된다. 

한편 요양원의 크로코프스키 박사의 인기 강좌인 ‘정신 분석과 인간의 꿈’을 주제로 한 강연이 점차 최면술, 몽유병, 텔레파시 등 초의식의 신비주의로 나아간다. 
한스는 박사의 마루타가 되어 죽은 외사촌 요아힘을 불러내는 영적인 체험을 하게 되고 그 뒤 요양원에는 유령이 배회하기 시작한다. 
사람들은 과도한 흥분과 불안 상태가 되어 서로에게 분노하고 살벌한 상태로 지낸다. 

그런 상황에서 학자인 나프타가 세템브리니와 논쟁 중 모욕을 당하자 권총 결투를 신청하게 되고 결투를 반대한 세템브리니가 하늘을 향해 발사하자 대노하여 자신을 머리를 쏘아 자살한다. 
한스는 요양원 생활 7년이 되고 정신적으로 성숙한 청년이 된다. 

이야기의 끝 부분에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요양원 사람들이 줄줄이 하산하고 한스도 무기력한 산중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쟁에 참전한다. 
총알이 빗발치고 포탄이 난무하는 전장에서 전우의 주검을 밟으며 전진하던 한스는 포탄 파편을 맞고 비틀거리며 (슈베르트의) <보리수> 노래를 흥얼거리며 빗속으로 사라지며 이야기는 끝이 난다.  
“가지가 살랑거리네, 내게 소리쳐 알리듯이~” 

그 이후 한스는 어떻게 되었을까?

상, 중, 하 세 권을 다 읽고 책을 덮을 땐 흐뭇했다. 
그러나 다 읽고 나도 이야기에 감춰진 저자의 숨은 의도를 파악할 수 없어 좀 답답하긴 했다. 
<하권> 끝부분에 실린 ‘역자의 해설’을 읽고서야 어렴풋이 알듯하나 완전하지 않았다. 
어렵다는 도스또예프스키의 소설보다 이해하기 어려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소설은 일정 수준의 문학과 철학 등 인문학적 교양이 바탕이 되어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마스 만' 자신은 이 소설을 교양소설이라 했지만 나는 저자가 말한 그 교양 수준에 못 미치기에 꼼꼼하게 다 읽었음에도 완독(玩讀)했다는 용어는 쓰지 못했다. 

<마의 산>이 상, 중, 하 3권으로 1,500쪽에 가까운 방대한 소설이지만 끝까지 일독(一讀)을 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역시 장편 중의 장편이라 할 수 있는 <악령(상, 중, 하권)>과 <까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상, 중, 하권)>을 읽었던 게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이제 장편 소설은 분량이 많거나 내용이 어렵다 할지라도 서슴없이 읽기에 도전할 수 있겠다. 
나의 독서력에 큰 전환점이 된 것 같아 흐뭇하다.

장편소설은 사회적 문제나 인간의 본성에 대해 총체적으로 깊이 다룬다는 점에서 읽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리의 삶과 사회 전반에 걸쳐 저자의 깊은 통찰과 풍부한 감성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점도 높이 사고 싶다. 
앞으로도 세계문학전집 중 널리 알려진 장편소설은 계속해서 읽고 싶은 욕구가 커졌다.  

스무 살 때부터 죽을 때까지 거의 60년 동안 아침 9시부터 정오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글을 썼다는 토마스 만!
나도 특별한 볼 일이 없는 날의 오전 시간에는 글을 써볼까? 
끄적거리다 말지라도! (끝)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1/07/01 16:40 | 교육단상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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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풀잎아 at 2021/07/03 12:06
잉...
놀랍도록 어려운 책을 읽으셨군요.
제가 포기한 책 중 한 권입니다.

그럼 저도 도전장을^^

독서는 읽을수록 가속도가 생긴다는 것은 진작에 알았습니다.
그래도 가속도가 생길무렵 문득 두려워진다는 사실 때문에 자꾸 멈춥니다. 아마 그 지점이 저의 임계점인 듯 싶구요.

저는 요즘 다시 사회학으로 돌아가 부르디외의 책으로 지냅니다. 간간이 한강도 걷고 친구들을 불러내 맛있는 저녁을 즐깁니다.
일상이 만족해질무렵 장마와 더위가 몰려와 잠시 멈추게 될 일입니다만 매일이 평화로워서 더할 나위 없는 2021년 여름을 보냅니다.

곧 여름 휴가를 받습니다.
먼 거리는 못 가더라도 한 열흘 빈둥거릴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또 행복해집니다.
Commented by 백산 at 2021/07/04 08:03
ㅎ.ㅎ 놀랄 정도는 아니고요 읽을만은 했습니다.
다만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요.

다음 읽을 장편소설로 더욱 어렵다는 <돈키호테>와 <신곡>을 예정하고 있습니다.
7월에는 오늘 구입한 5권의 인문학 관련 책을 읽을 거고요.
저는 반대로 독서에 가속도를 부쳐 내달리고 싶습니다. ^____^**

나이 듦에 따라 삶의 보편성에 무게를 두게 됩니다.
'그냥, 살아야 하니 사는 거라는...'
그래서 소확행이나 일상의 생활에서 즐거움과 삶의 가치를 찾게 됩니다.
농사, 출사, 독서와 글쓰기, 음악감상...
그러니 몸과 마음이 편해져서 좋네요.

장마가 시작되었다더니 창원은 오후부터 비가 계속 내립니다.
지금 창밖에서 들리는 빗소리도 좋네요.

건강 잘 챙기시고 즐거운 여름휴가 보내시길....
감솹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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