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영농일지10 논두렁 풀매기(4차-2)
2021년 7월 19일(월) 와 논두렁 를 했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일출 시각에 논에 가려고 했는데 가랑비가 온다. 
아내에게 적은 비지만 12시까지 예보되어 있으니 오늘은 논에 가지 말자고 했다. 
그랬더니 오늘 꼭 해야 한다며 아내의 성화가 이만저만 아니다. 

아내가 왜 저렇게 논에 일하러 가자고 보채는 지 안다. 
아내는 수요일부터 손주들 돌보러 아들네 가야한다. 
오늘 같이 하지 못하면 남은 일을 나 혼자 힘들게 다 해야 하기에 그런 것이다. 
아내가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가상하여 속으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7시 30분 쯤 비가 잠시 그치니 아내가 논에 가자고 또 다그친다. 
할 수 없이 논으로 달려갔다.
구름 많은 날씨지만 기온이 높아 그런지 후텁지근하다. 
아내는 피사리를 하고 나는 아내 피사리 장면 사진 몇 컷 찍고 나서 농로 쪽 콩 심은 논두렁 풀을 맸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지만 9시 쯤 되니 땀이 비 오듯 줄줄 흐른다. 
이마의 땀이 콧등을 타고 뚝뚝 떨어질 정도다.

한참 풀매고 있는데 아내가 피사리 다했다고 오늘 그만 하잔다.
올해 모내기 뒤에 논을 둘러볼 때마다 피를 유심히 살려왔는데 예년에 비해 피가 적게 보였다. 
그래도 논에 직접 들어가 보면 많을 수도 있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는데 아내가 예상보다 일찍 끝을 낸다. 
속으로 얼마나 기쁘고 뿌듯했는지 모른다. 

해마다 피 때문에 곤욕을 치러왔다. 
피가 많은 해는 피사리를 세 차례나 해야 했고 한 번 할 때마다 3일씩 걸렸다. 
3×3=9, 즉 한 해 피사리를 9일이나 했다는 말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번 한 번으로 끝이 날 것 같아 매우 기뻤던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피는 얼마간은 더 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는 근자감이 든다. 
쓰레질 할 때 뿌린 제초유제가 3일 이상 물을 가둔 상태로 지냈고, 모내기 보름 후 흩은 제초입제도 3일 이상 물을 가두어 큰 효과를 본 탓이라 여긴다.
피사리만 하지 않아도 농사의 큰 일손을 더는 일이라 기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아내가 피사리를 끝내자 나도 풀매기를 그만 했다.
나머지는 내일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08시부터 09시 40분까지 1시간 40분간 일했다.

<피사리> 아내는 피사리 하고 나는 풀을 맸다
2021년 7월 20일(화) 논두렁 를 했다.                                                                                                                                                                                                                                                 <가로 사진은 클릭하여 크게 보세요>
논두렁 풀매기 나흘째다.

일출 무렵 집을 나섰는데 동쪽 하늘 여명빛이 너무 화려하다. 
마음이 급해지며 액셀을 밟는다. 

그러나 논에 도착하니 여명빛이 죽어간다. 
집을 나설 때 본 눈부실 만큼 화려하던 여명이 한풀 죽어 볼품이 적다. 
서둘러 논 한 바퀴 돌며 인증샷 찍고 나서 아쉬운 마음 접고 카메라 손에 놓고 호미를 들었다. 
콩 심은 논두렁은 낫 대신 호미로 콩 뿌리가 상하지 않게 조심해서 매야 한다.

오늘 풀을 맬 곳은 농수로 쪽과 농로 쪽 콩 심은 논두렁이다. 
아내는 농수로 쪽을 매고 나는 사진 찍느라 10여분 늦게 농로 쪽 논두렁 풀을 매기 시작했다.

요즘 기온이 높은 편이라 8시 쯤 되면 햇볕이 따가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9시가 넘어가면 등짝이 후끈후끈 거려 참고 풀매기가 어려워진다. 

오늘은 어제처럼 구름이 많지 않아 이른 시간에 햇볕이 따갑게 내리 쬔다. 
땀도 줄줄 흐를 정도다.
한참 풀 매다가 고개를 드니 어느 순간 아내가 농수로 쪽 풀을 다 매고 내가 매는 농로 쪽 맞은편에서 매오고 있다. 
아내의 풀매는 속도가 여느 때보다 더 빠르다. 

가만히 지켜보니 찰라의 순간마저 아까운 듯 쉼 없이 매고 있다. 
정말 빛의 속도로 매오는 모습 지켜보니 놀라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할 정도다. 
갑자기 숙연해지고 가슴 뭉클해진다. 

아내는 나를 위해 저런 엄청난 스피드로 풀을 매는 것이다.  
어제처럼 오늘 다 매지 못하면 나머지는 나 혼자 해야 하기에 그런 것이다. 
그걸 알기에 고맙고 또 한편으론 안쓰러운 마음이 들어 가슴 찡했던 것이다.

오늘 풀매기한 결과를 보면 아내가 나보다 세 배는 더한 것 같다. 
아무튼 나를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너무 갸륵하다. 
그런 아내 때문에 나는 늘 행복하다.

이제 한 열흘 이상은 논에서 특별히 할 일은 없다. 
며칠마다 물관리만 해주면 된다. 

05시 30분부터 07시 40분까지 2시간 10분간 일했다.

<우리 논의 일출>
<농수로 쪽 논두렁 풀 상태> 지금은 풀이 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자란다
<풀매기 전 후 모습 비교> 농수로 쪽
<풀매기 전후 모습 비교> 농로 쪽
<옆 논에 농약 살포하는 무인 헬기> 우리 논은 지난 주에 했다는데 직접 보지는 못했다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1/07/20 17:35 | 여행과 삶 | 트랙백 | 덧글(0)
트랙백 주소 : http://baeksan.egloos.com/tb/328210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