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부부 1박 2일 차박 여행기2
부부 1박 2일 차박여행기2

1. 여행한 날 : 2021년 11월 18일(목)~11월 19일(금) 1박 2일
2. 여행한 곳 : 전남 진도
  1) 첫   날 / 창원 - 진도 타워(점심) - 금골산 마애불 - 고산 윤선도 사당 - 남도진성- 팽목항 - 세방낙조(해넘이 촬영) - 가계해수욕장(차박) 
  2) 둘째 날 / 가계해수욕장(해돋이 촬영) - 운림산방 - 쌍계사 -진도읍(점심) - 창원
2주전 첫 부부 차박여행 하고 난 뒤 아내가 한 번만 더 해보자고 했다. 
최근 날씨가 좋고 별다른 일도 없어 2주 만에 다시 차박여행을 계획했다.

서해 일몰 촬영에 아쉬움이 있었던지 다시 일몰 촬영을 염두에 두고 진도군을 검색했다. 
1박 2일 머물기에 안성맞춤이다 싶다. 
사진 찍는 나로선 일출 명소도 있어 더 그랬다. 
물론 팽목항 방문도 일몰, 일출 출사 못지않게 큰 이유다.

여행계획을 세우고 날씨를 점검하여 결정했다. 
지난 1차 차박여행 한 직후라 준비과정은 아무 문제없이 척척 했다. 

07시에 집을 나서 1차 신안 섬 여행 때와 비슷하게 3시간 30분 정도 운전하여 진도대교를 건너 울돌목 진도타워에 도착했다.
진도 타워는 둘러보며 인증 사진만 찍고 울돌목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 가까운 금골산 아래에 있다는 5층석탑을 보러 갔다.
주차하고 고려시대 5층석탑을 둘러보고 해언사로 가려는데 안내목을 보다가 아내가 뜸금없이 마애불상을 보러 금골산에 올라가잔다.
그리 높지 않은데다 거리도 길지 않은 700m라 올라갔다. 
금골산 정상에서 약 100m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는 길은 암벽을 정으로 쪼아 파내 만든 계단이다. 
석공의 불심이 이 고단한 작업을 완성했으리라 생각된다.  

금골산 정상아래 암벽의 절묘한 자리에 마애여래좌상이 보인다. 
문화재자료 제110호 마애여래좌상은 조선 전기 불상의 전형적인 형태란다. 
아내의 권유로 올라오긴 했지만 이 마애불을 본 것으로도 진도 여행을 한 보람을 찾을 수 있겠다.
"동순씨, 참 잘했어요."
하산길은 올라온 반대편으로 가는 길을 따라 내려왔다.
오늘의 주요 목적지 팽목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고산 윤선도 사당과 남도진성을 둘러보았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둘러봤는데 큰 의미는 없었다.

<고산사당>
<남도진성> 공사 중
팽목항으로 갔다. 
멀리서부터 세월호 참사의 상징이 된 빨강 등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가슴이 서서히 달아오르는 기분이 든다. 
‘아이들아, 너무 늦게 찾아와서 미안해...’

주차하고 내려 한동안 TV 화면에서만 보던 노랑리본이 박힌 그 빨강 등대만 바라본다. 
오늘도 많지는 않아도 방문객의 발길은 이어진다.

등대로 다가가며 세월호 참사의 여러 흔적을 본다. 
참사 당시 현장 장면을 떠올리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발길을 늦춘다. 
연이어 늘어서 펄럭이는 노랑색 깃발을 본다. 
7년여의 세월에 깃발은 점점 닳아 분노 가득 실어 목청껏 부르짖던 구호가 적힌 글귀가 한 올 한 올 풀려 날려가고 온전치 못한 채 나부낀다. 
저 바래지고 닳아 스러져 가는 깃발처럼 우리의 분노도 기억도 점점 사라는 건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밀려온다. 
결기를 다잡아 마음으로 외친다. 
‘결코 잊어선 안 돼!’ 
‘다시는 이 땅에서 저런 비극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돼!’ 
‘잊지 말자 4.16’

섬들이 늘어 선 먼 바다를 바라보며 참사의 현장 병풍도를 눈으로 더듬어 가늠해본다. 
옆의 아내도 한동안 먼 바다를 바라보기만 한다.

등대 앞 세월호 추모 벤치에 박힌 어이없이 죽어간 아이들 이름을 눈으로 불러본다. 
저 아이들 부모들은 7년이 넘는 길고 모진 세월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왔을까? 
아직도 그날처럼 터질 듯한 가슴 안고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겠지?
얼이 빠진 궁민들은 말한다. 
“세월호 참사는 수학여행가다 죽은 교통사고”라고, “이제 그만 잊자고”

세월호 참사는 막을 수 있었고 구조할 수도 있었던 분명한 인재다.
가슴이 깊이 새겨두고 잊지 않아야 두 번 다시 같은 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는다. 
저 노란 깃발은 언제까지나 펄럭여야 한다.
<어디가도 인증샷 잘 찍지 않지만 팽목항에서는 찍고 싶었다>
안타까운 마음 내려 놓지 못한 채 오늘의 최종 목적지 세방낙조로 갔다. 
가는 길목에 있는 급치산전망대는 왜 세웠는지 모르겠다. 
세방낙조에 도착하니 해넘이 1시간 전이다. 
세방낙조 지나 2~3km 거리에 있는 작은 갯마을 선착장에서 쉬다 돌아와 해넘이 촬영 준비했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는 날씨라 극적인 일몰경은 보기 어렵겠다. 
세방낙조를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일몰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불어난다. 
삼각대 펼치고 촬영하는 이는 나뿐이다.  

해는 많은 섬들을 벗어나 바다로 바로 떨어질 것 같아 멋진 일몰을 기대했는데 수평선에 가까워질수록 짙어지는 해무로 해가 점점 가려진다. 
여기저기서 실망의 탄식이 들린다. 
잘하면 일몰 오메가를 담을 수 있으려나 기대했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일몰 촬영은 일출 촬영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한다. 
말없이 삼각대를 거두며 씁쓸한 마음도 함께 거둔다. 
오늘의 차박지로 점찍어 놓은 반대편 가계해수욕장으로 달린다. 
가계해수욕장은 차박하기에 유력한 후보지에 일출까지 담을 수 있어 기대했다.

40분 만에 도착하니 역시 예상대로 드넓은 해수욕장이지만 비수기라 찾는 이들이 없어 조용하다.
어둠 속 둥근 달빛과 가로등 불빛에 의지해 살펴보니 눈앞에 펼쳐진 시원한 바다 조망이 일품이라 차박지로 손색이 없는 것 같아 흐뭇하다. 

저녁식사는 식사 겸 안주로 안성맞춤인 떡라면에 오뎅까지 넣어 끓였다. 
광활한 모래사장 너머로 바다 위에 열 나흗날 보름달이 둥실 떠 있는 야경을 눈앞에 마주하고 캔 맥주 곁들여 식사를 하니 이 보다 더 좋을 수가 없다. 
차박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잠자리 펼쳐 놓고 아내와 밤바다를 산책한다. 
길고양이 한 마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졸졸 따라온다. 
산에서 산행길 안내하는 안내견은 봤어도 안내묘는 처음 본다. 거놈 참! 

잠자리 들기 전 아내와 오순도순, 도란도란 이야기 삼매경에 빠져든다. 
이 대화가 의미 깊은 건 평소 집에서는 하지 못했던 마음 깊이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다. 
서로의 진심을 알고, 서로를 더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게 되어 매우 유익했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게 차박하며 얻은 가장 의미 있는 가치라 느꼈다.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며 첫날 여행의 막을 닫는다. (첫날 여행기 끝)

<가계해수욕장 밤 풍경>
<둘째 날> / 가계해수욕장(해돋이 촬영) - 운림산방 - 쌍계사 -진도읍(점심) - 창원

한숨 자고 일어나니 2시가 다 되었다. 
4시간 조금 더 잤다. 
2주 전 처음 차박할 때 잠을 설친 아내는 얕은 코골이 하며 잘 자는 것 같아 안심한다.

나 혼자 뒹굴다 수잠자다 반복하는데 아내가 깨어 말을 걸기에 말동무 되었다가 6시경 일어나 차 밖으로 나가니 동쪽 하늘에 옅은 여명이 일기 시작한다. 
그런데 수평선에 짙은 해무가 피어 검은 장막을 드리우고 있다. 
‘헉! 이기 머슨 일이고!’ 
어제 저녁 일몰도 해무가 방해하더니 오늘 일출도 해무가 훼방을 놓네. 
지난 1차 신안 섬 차박 여행 때도 그러더니... 
아, 서해안 일몰, 일출 출사는 나 하고는 안 맞는 건가?

해무는 점점 더 피어오르지만 넋 놓고 앉아 있을 수많은 없는 일이라 일출 방향을 가늠하여 세팅을 한다. 
앞에 떠 있는 어선을 주제로 장노출로 담아보지만 배가 너무 멀어 기대한 느낌이 아니다. 
해는 일출 시각이 한참 지난 뒤에 옅어진 해무 위로 떠올라 인증샷만 담아야 했다.

<가계해수욕장 일출>
사과와 생식으로 아침 식사하고 가계해수욕장 해변을 따라 아침 산책을 했다. 
어제 저녁 졸졸 따라다니던 길고양이가 또 따라나선다. 

10시 조금 못되어 안식처 가계해수욕장을 떠나 운림산방으로 간다. 
운림산방은 세계에서 유일한 일가직계 5대의 화백이 200여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조선조 후기 남종화의 거봉이었던 소치 허련 선생의 화실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소치 화실> 등 주요 건물들을 보수 중이라 제대로 관람할 수가 없었다. 
바로 옆에 있는 첨찰산 쌍계사까지 둘러보았다. 

더 이상 특별히 들러보고 싶은 곳이 없어 진도읍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는 돌아왔다.  

<떠나기 전 차 안에서 본 차박지 풍경>
<운림산방>
<쌍계사>첨찰산 쌍계사
2차 차박여행 결과 아내가 차안에서도 잠을 잘 잘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제 아내와 차박여행을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고무되었다.
안해여, 차박여행이 내킬 때면 언제든지 떠나봅시다. (끝)  
<여행지도> 주요 여행지(붉은 원안)

"감사합니다"  백산 절~ OTL
by 백산 | 2021/11/21 21:47 | 여행과 삶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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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조재황 at 2021/11/22 13:02
참 좋은 여행을 하셨네요.
사모님께서 차박을 편안히 여기신다니 참 다행입니다.

특히 늦가을과 초봄 차박하기 좋은 계절이지요.
날씨가 춥다고 하지만 방석 핫팩 2장 있으면 찜질방 안부럽지요.


사모님과 함께 출사하며 여행하며 차박하는 컨셉 좋습니다.
앞으로 멋진 여행 기대합니다.
Commented by 백산 at 2021/11/22 21:07
아내가 차박을 엄청 좋아하네요. ^___^**
저도 혼자만 하다 둘이 해보니 불편할 줄 알았는데 여러모로 더 좋더군요.
특히 부부 사이가 더 좋아지는 것 같아 만족했답니다.
한겨울 지나고 봄이 오면 다시 떠날 겁니다.
물론 겨울에도 따뜻한 날이 연속되면 핫팩 준비해서 떠나게 될거고요.

결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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